[사설] 임대차법 부작용 우려를 뭉개기만 하는 여당 의원들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전세 매물이 실종되는가 하면,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도 급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여당은 이런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 제시는커녕 문제제기 자체에 시비를 걸거나 뭉개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이는 자신들과 관련해 불리한 일이 생기면 논점을 흐려 깎아내리는, 여당 특유의 물타기 전략처럼 보인다. 국민들한테 아직도 그런 전략이 먹히리라고 생각했다면 커다란 오산이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1일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 임대차법으로 전세 제도가 너무 빠르게 소멸할 것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이상한 억양을 쓰지 않으며 조리 있게 말한 것은 그쪽에선 귀한 사례”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임대인이 그리 쉽게 거액의 전세금을 돌려주고 월세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한 뒤 윤 의원도 임차인이면서 동시에 1주택자라며 ‘이미지 가공’이라고 비난했다. 윤 의원은 급격한 월세로의 전환을 우려한 것인데, 본질이 아닌 ‘이상한 억양’을 언급하고, ‘이미지 가공’ 운운하며 폄하한 것이다. 특히 ‘이상한 억양’이 영남 사투리를 염두에 뒀다면 심각한 지역 차별성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박 의원이 2일 사투리 언급은 아니었다고 했지만 평소 여당이 통합당을 ‘영남당’으로 불러왔기에 그의 해명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 역시 1일 윤희숙 의원 지적에 “의식 수준이 과거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다. 월세 전환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전세를 선호하는 한국의 임대차 문화를 등한시한 것이고, 월세로 전환되더라도 너무 급격해선 안 된다는 야당 지적을 통째로 깎아내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여당의 진성준, 김남국 의원도 2일 윤희숙 의원 때리기에 가세했다.

176석 거대 여당의 이런 태도가 반대 의견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오만에서 비롯된 게 아닌지 묻고 싶다. 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이야 생길 수도 있기에 문제제기를 경청해 후속입법 등으로 해소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도 당장 듣기 싫다고 비판이라면 무조건 배척하는 건 민주적인 태도가 아닐 것이다. 그 정도 지적에 귀 기울이지 못하면서 무슨 협치를 하겠단 것인가. 임대차법 시행에 따른 혼란이 적지 않은 만큼 여당은 비판을 적극 수용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여당 의원들이 정작 중요한 일은 등한시하고 불필요한 설전으로 편가르기만 한다면 국민은 결국 그 집단 전체에 등을 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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