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면 되겠니?”… 벌써 코로나 백신·치료제 가격 ‘눈치게임’

공공·수익성 두고 업계 각자 행보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백신과 치료제 가격 책정에 관심이 쏠린다. 전 세계적 재난 상황인 만큼 공공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의견과 제약사의 수익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치료제 개발 완료 시 무상공급하겠다고 일찌감치 발표했다. GC녹십자는 국립보건연구원과 함께 혈장치료제 GC5131A를 개발 중이다. GC녹십자는 정부지원금을 제외한 개발부터 상용화 이후 단계에 들어가는 비용을 자체 부담한다는 계획이다. 무상 공급의 전제 조건과 수량 제한 없이 백신으로 인한 금전적 부담을 모두 감내하겠다는 결정이다. GC녹십자는 지난달 29일 GC5131A 임상 2상 계획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임상을 마친 뒤 이르면 연내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도 저가 출시를 예고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수차례 “코로나19 치료제로 이익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치료제 개발 성공 시 원가에 항체치료제를 공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유일하게 세계보건기구(WHO) 승인을 받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는 국가에 따라 다른 가격에 판매된다. 북한, 인도, 베트남 등 127개 중소득 국가에는 주빌런트 생명과학, 마이란, 시플라 등 글로벌 제약사 5곳에서 생산한 복제약이 공급된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복제약 면허 사용료를 면제해 약값을 낮췄다. 한국은 중간소득 국가로 분류되지 않아 길리어드사이언스로부터 렘데시비르를 수입한다. 다만 코로나19는 1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렘데시비르 투약 환자 치료비는 정부에서 부담한다.


임상 3상에 들어간 백신도 관심거리다. 임상 3상을 무사히 마치면 상용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2일 외신에 따르면 파트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는 “전염병 (확산) 기간 백신으로 돈을 벌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비영리 가격에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AZD1222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아스트라제네카는 가격 책정을 WHO 등 국제기구에 일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화이자, 모더나 등은 코로나19 백신의 수익성에 무게를 뒀다. 스티븐 호지 모더나 사장은 최근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백신을 수익을 남기지 않는 실비로 팔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화이자도 백신 임상 시기를 앞당기겠다며 정부 지원금을 거절했다. 화이자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코로나19를 신종플루 백신과 같이 계절적 수요가 발생하는 수익원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제넥신,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은 가격을 논하기에는 이른 단계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등은 상용화 직전 단계인 임상 3상인 반면 제넥신은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후보물질 개발 단계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