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소방관 발밑서… 구조 중 도로 꺼지며 실종

1명은 피서객 구하려다 순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2일 순천 팔마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순천소방서 산악구조대 김국환 소방장의 영결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오영환, 서동용, 소병철 의원. 연합뉴스

폭우로 조난한 사람들을 구하러 출동한 20대 소방관들이 잇따라 실종되거나 목숨을 잃었다.

2일 오전 7시40분쯤 충북 충주시 산척면 영덕리 한 도로에서 도로가 유실되면서 충주소방서 소속 송모(29) 소방사가 실종돼 소방 당국이 수색에 나섰으나 또 다른 수색대원들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오후 6시30분쯤 중단됐다.

송 소방사는 동료들과 함께 구조 현장으로 출동하던 중이었다. 119 차량에서 내려 진입여건을 확인하기 위해 도로를 확인하는 순간 갑자기 도로가 꺼지면서 인근 하천의 급류에 휩쓸렸다. 충주에는 전날부터 22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곳곳의 하천이 범람했다.

소방청은 수색대원 270여명을 동원해 송 소방사를 찾아나섰다가 오전 11시40분쯤 사고현장 하류 1.7㎞ 지점에서 그의 우의를 발견했다.

추가 수색작업은 3일 날이 밝는 대로 재개하기로 했다. 드론도 동원해 남한강 합류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달 31일 오후엔 전남 구례군 지리산 피아골에서 순천소방서 산악 119구조대 소속 김국환(28) 소방장이 계곡물에 빠진 피서객을 구하려다 역시 폭우로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김 소방장은 구조작업 중 안전줄이 끊어지면서 빠른 물살에 휩쓸렸다가 18분 만에 구조됐지만 안타깝게 숨졌다. 영결식은 2일 오전 전남 순천 팔마실내체육관에서 전남도청장(葬)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김 소방장의 유족과 119구조대 동료, 김영록 전남지사, 정문호 소방청장, 마재윤 전남소방본부장, 허석 순천시장 등 3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기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전을 보내 고인과 유족을 위로하고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동료를 대표해 고별사에 나선 고성규 소방장은 “잘해준 게 하나도 기억이 안 나고 못 해준 것만 생각이 나서 너무 미안하다. 너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소방장의 유족과 친구들은 영전에 국화를 놓고 오열했다. 묵묵히 영결식을 지켜보던 동료들은 거수경례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

중부, 이번 주도 물폭탄… 남부는 찜통더위 지속
둑 터지고 잇단 산사태, 철도·도로 유실… 7명 사망 8명 실종
배수로 내다 급류 휩쓸린 노모, 구하러 뛰어든 딸·사위도 실종
300㎜ 물폭탄, 일제때 배수시설론 속수무책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