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만 일하는 국회… 거침없이 야당 패싱하며 입법 속도전

거대 여당 거침없는 입법 속도전… 통합당은 수적 열세로 속수무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후보(오른쪽부터)가 2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서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9일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연합뉴스

‘일하는 국회’를 내세운 거대 여당이 거침없이 야당을 패싱하며 입법 속도전을 벌이자 ‘여당만 일하는 국회’가 돼 버린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4일 본회의를 열고 부동산 관련 입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 등 16개 법안 처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수적 열세로 속수무책인 미래통합당은 막판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상임위별로 법안심사소위 구성도 지지부진해 국회의 법안 심사가 정기국회 때나 정상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3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율을 최대 6%까지 올리는 종부세법과 임대차 3법 중 하나인 부동산거래신고법, 공수처 후속 법안 등을 처리할 계획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경제지 공동 인터뷰에서 이같이 유례없는 입법 속도전에 나선 이유에 대해 “(부동산 관련 법안을) 처리 안 하는 건 거의 죄악 수준”이라며 “야당이 반대하면 규제 대책을 못 세운다는 나쁜 신호를 시장에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투기세력에 대한 제재 대책은 수시로 나올 수 있고,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처리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며 “집값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떨어지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 전부를 보이콧할지, 참여는 하되 의사진행발언이나 반대토론 등으로 민주당의 독주를 비판할지를 두고 논의 중이다. 통합당 원내 지도부는 3일 오전 각 상임위 간사를 소집해 민주당의 본회의 강행 처리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통합당에선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장외투쟁에 대해선 선을 긋는 모습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장외투쟁은 기존 입장과 동일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통합당 내부에선 민주당이 정해놓은 의사일정에 야당이 들러리 서는 모습을 연출할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반대표를 던져봤자 결국엔 다수인 여당 뜻대로 될 텐데 그에 동조하는 모습은 보일 수 없다는 것이다. 통합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어차피 여당이 처리할 법안을 다 정해놓고 야당은 들러리만 서라는 것인데, 우리가 들어갈 필요 있느냐”며 “여당은 야당이 소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핑계를 대는데, 본회의 처리를 정해놓고 야당을 패싱하는 상임위에 과연 참여해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지난달 29일 법사위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안건을 상정하고 처리하기 위해 의안정보 시스템을 조작했다며 3일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키로 했다.

야당의 지적대로 이번 회기 부동산 관련법 처리 과정에선 상임위마다 법안심사소위를 구성하지 못한 채 전체회의 표결만으로 법안이 통과됐다. 전체 18개 상임위 중 2일 현재 법안 및 예산심사소위 구성이 마무리된 곳은 4곳(문화체육관광위·교육위·국방위·여성가족위원회)뿐이다. 보건복지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 구성만 마무리했다.

민주당은 부동산법은 신속 처리가 필요했고, 공수처법은 야당의 반대가 뚜렷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기국회 때까지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거여 독주, 비민주적 의사 진행이라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뿐 아니라 정의당에서도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더니 결국 민주당만 일하는 국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야당이 소위 명단 제출도 안 하고 소위 정수나 위원장을 가져가겠다고 버텨 이뤄지지 못한 상임위가 많다“며 “국회법에 따라 정기국회 이전에 상임위 소위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김나래 심희정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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