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日의 추가보복 대응책 마련 마무리

‘강제징용 자산압류’ 내일부터 효력


한국과 일본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두고 또다시 정면충돌할 조짐이다. 일본 전범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현금화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우리 법원의 결정은 4일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그동안 정부는 파국을 피하기 위한 해법들을 일본 정부에 제시했지만 모두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일본의 추가 보복 조치에 맞서는 대응책들을 마련해놓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청와대와 외교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들은 올해 초부터 일본의 추가 보복에 따른 대응책을 모색해왔고, 이 작업은 최근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관세를 인상하거나 비자 발급을 제한하면 우리도 관세 인상이나 비자 발급 제한으로 맞대응하고, 수출 규제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로 대응하는 식이다.

정부 내에서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강제징용 문제에서 일본과의 합의점 도출이 더 이상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정부는 대법원 판결 이행에 따른 일본 기업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안을 지난 3~4월쯤 일본에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측은 1965년 한일 청구권 체제를 뒤집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정부가 한·일 관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대안을 일차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일본이 반도체용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수출을 전면 중단하는 것에 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고순도 불화수소의 수입은 크게 줄어든 반면 이들 두 소재의 대일본 의존도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두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찾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관세 인상이나 비자 발급 제한, 금융 제재로 인한 피해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부가 판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 자산 현금화에 맞서 다양한 보복 조치를 마련해둔 상태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방향성은 확실히 나와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추가 보복 조치로 관세 인상과 송금 중단, 금융 제재, 비자 발급 제한, 일본 내 한국 자산 압류, 주한 일본대사 소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