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신드롬’에 놀란 여당, 앞다퉈 ‘윤희숙 때리기’

박범계 “윤, 임대인 보호 외친 것”… 통합당은 “윤 의원이 낸 책 읽어야”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임대차 3법’에 반대하는 국회 5분 연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윤희숙 때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윤 의원을 비판하려다가 도리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지낸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임대차 3법이 전세제도를 소멸시킬 것이란 윤희숙 의원 발언에 대해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이 나쁜 현상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윤준병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서 “전세는 소득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소멸하는 운명을 지닌 제도”라며 “국민 누구나 월세 사는 세상이 다가온다”고 했다. 또 “목돈을 마련하지 못한 저금리 시대, 서민들 입장에서는 월세가 전세보다 손쉬운 주택 임차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합당은 “공감 능력 0”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서민들의 삶을 단 한 번이라도 고민한 분이라면 그런 말씀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월세로 바뀌는)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는 분들을 생각해 보라”고 논평했다. 윤준병 의원이 서울 종로구 구기동 연립주택과 마포구 공덕동 오피스텔을 소유한 2주택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 의원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2일 윤희숙 의원 발언과 관련해 “(주택 임대료를) 올리고 싶은 만큼 못 올리는 차액을 국고로 보상해주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나”라며 “윤 의원은 자신이 임차인임을, 그 설움을 연설 처음에 강조했지만 임대인 보호를 외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에도 윤 의원 발언을 비판했던 박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지역 폄하’ 논란을 불렀던 “그쪽 당은 이상한 억양을 쓴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박 의원은 “특정 지역 사투리를 빗댄 표현이 아니다”라며 “정부·여당을 공격할 때 쓰는 격앙된 톤을 지적한 것인데, 메시지와 관련이 없고 적절치 않은 듯해 지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자신이 3주택자라는 통합당의 비난에 대해서는 “저는 2주택에 1상가 소유자가 맞다. 지금 처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아내가 상속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이날 “임대차 3법으로 월세 전환이 가속화된다는 (윤 의원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윤 의원을 향해 “임차인 걱정하는 척하면서 임대인 챙기자는 주장만 하지 말고, 진짜 어려운 임차인을 더 걱정해 주시라”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은 윤 의원이 “고액 전세를 사는 임차인뿐 아니라 임대소득만으로 살아가는 고령의 임대인을 배려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임대로 생계를 꾸리는 고령의 임대인은 그대로 월세를 받으면 될 것 같은데 이분에게 무엇을 더 배려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통합당에선 윤 의원을 한껏 띄우며 윤희숙 효과가 다른 초선들에게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수영 의원은 “우리나라 최고의 경제학자가 국회의원이 된 뒤 첫 본회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호평했고, 김웅 의원은 “청년들에게 (내 저서인) ‘검사내전’보다 윤희숙의 ‘정책의 배신’을 읽으라고 권한다”고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런 분 국토부 장관 하면 부동산 벌써 잡았다”고, 원희룡 제주지사는 “통합당의 미래를 봤다”고 극찬했다.

신재희 김이현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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