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 터지고 잇단 산사태, 철도·도로 유실… 7명 사망 8명 실종

경기 남부·충청북부, 토사 피해 집중… 재난본부, 대응수위 ‘비상 3단계’ 로

폭우가 쏟아진 2일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의 한 양계장이 산사태에 따른 토사로 온통 뒤덮여 있다. 안성=권현구 기자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이어져 최소 7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됐다. 경기 남부와 충북, 강원도 등에는 산사태가 잇따르고 둑이 터져 주택과 농경지, 개천이 온통 흙탕물에 잠겼다. 철도와 고속도로가 끊기고 도로가 유실되는 연쇄 피해도 막대했다.

2일 새벽부터 비가 집중된 경기 남부와 충북 북부에서는 산사태 피해가 컸다. 오전 중 가장 많은 비가 쏟아진 경기도 안성에선 산사태가 양계장과 주택을 덮쳐 50대 남성이 숨졌다. 충북 충주에선 56세 여성이 산사태에 따른 가스 폭발로 목숨을 잃었고, 76세 여성은 흙에 깔려 숨졌다. 제천에서도 42세 남성이 산사태를 피하지 못해 참변을 당했다.

수몰 피해도 심각했다. 충북 음성의 59세 남성은 물이 크게 불어난 낚시터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62세 남성은 머물고 있던 컨테이너가 하천 급류에 휩쓸려 가는 과정에서 실종됐다. 단양의 72세 여성과 그의 딸 부부 또한 밭의 배수로 급류에 휘말려 실종됐다. 충주 수룡리 75세 여성과 야동리 75세 남성도 급류에 휘말려 자취를 감췄다. 괴산에선 58세 남성이 카누를 타다 물에 빠져 실종됐다. 전날 서울 관악구 도림천에서도 8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강원 철원군 상노리 담터계곡에서는 물놀이 하던 A씨(29·경기 의정부)가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가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범람을 막아야 할 둑이 무너져내린 경우도 속출했다. 충북 충주 직동마을의 저수지 둑이 힘없이 무너져 7000t이 넘는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주변 농경지가 쑥대밭이 됐다. 경기도 이천 산양저수지 둑 일부도 무너져 하류에 위치한 광주와 수원의 주택들이 물에 잠겼다.

댐과 저수지도 위험 수위를 넘나들었다. 음성의 주천저수지는 만수위에 도달해 저수지 주변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서울에서는 팔당댐 방류량이 급증해 한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잠수교가 전면 통제되고 반포한강공원이 폐쇄됐다. 서울 전역은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북한강 수계 댐은 일제히 수문을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팔당댐은 개방 수문을 10개로 늘리고 초당 1만t의 물을 방류했다. 청평댐과 의암댐, 춘천댐은 올해 처음으로 물을 내려보냈다. 3일에는 충주댐이 2년 만에 수문을 열고 초당 최대 3000t의 물을 쏟아낼 예정이다.

동해선 봉화 현동~분천역의 철로가 유실된 모습. 연합뉴스

전국 철로와 차로도 산사태와 범람으로 곳곳이 단절됐다. 철로에 토사가 유입되면서 충북선과 태백선, 중앙선 철도 전 구간의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영동선은 일부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중부내륙·중앙고속도로 일부 구간도 오랫동안 교통이 통제되거나 정체를 빚었다.

이재민은 166세대(360명)가 나왔다. 체육관과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한 일시대피자는 1447명에 육박했다. 부상자는 경기도 2명, 강원도 2명, 충북 2명 등 총 6명으로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후 3시 대응 수위를 비상 3단계까지 격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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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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