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수정 교수의 통합당 특위 참여가 비난 받을 일인가

범죄심리학 전문가로 여성 인권 현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미래통합당 성폭력 대책 특별위원회에 합류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우려스럽다. 통합당이 여성 인권 문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는데 그런 정당과 손을 잡는 게 타당하냐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 심지어는 가족 문제를 들먹이고 ‘통합당에서 출마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고 넘겨짚는 등 이 교수의 명예를 훼손하는 모욕적인 발언도 있었다. 여권 지지자들이 쏟아낸 것으로 추정되는 이런 지적들은 얼토당토않고 무례하기 짝이 없다. 성폭력 문제에까지 진영논리란 식상한 잣대를 들이대 사안의 본질을 흐리는 건 편협하고 악의적인 태도다.

이 교수는 3일 “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여성 인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특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어 당은 중요하지 않다”고도 했다. 올바른 자세이고 일리가 있는 말이다. 성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하는 데 당이 어디냐가 뭐가 중요하고, 내 편이냐 네 편이냐를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통합당은 특위가 권력형 성폭력 의혹에 대해 피해 여성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된 기구라고 했다. 이런 기구에 참여하는 건 권장해야지 비난할 일이 아니다. 이 교수는 “민주당이든 어떤 당이든 같은 제안을 했다면 응했을 것”이라고 했다. 비판은 이 교수가 아니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응해 온 민주당과 정부를 향했어야 했다.

조직 내 위력에 의한 성범죄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발생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성폭력은 보편적인 인권 문제다. 진영이나 정당의 유불리를 따져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 교수가 특위에서 제 목소리를 내 직장내 권력형 성범죄를 줄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물꼬를 트길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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