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본회의 보이콧 않고 ‘윤희숙식 스피치투쟁’ 나선다

장내 여론전이 효과적이라 판단… 부동산·공수처법 표결은 거부

미래통합당 김종인(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미래통합당이 4일 국회 본회의에 참여하되 여야 협의 없이 상정된 부동산 관련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 표결은 거부키로 했다. 본회의를 무작정 보이콧하는 것보다 ‘윤희숙식 스피치 투쟁’으로 여론전을 펴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윤희숙 통합당 의원은 최근 ‘임대차 3법’에 반대하는 본회의 5분 연설로 큰 주목을 받았다.

통합당 원내 관계자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각 상임위에서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세법 개정안 등 부동산 관련 법안과 공수처 후속 법안은 표결하지 않고,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과 ‘코로나19예방법’(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 개정안) 표결에는 참여키로 했다”며 “반대 토론이나 자유발언을 통해 장내 투쟁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그간 여당 단독 법안 처리를 규탄하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해 표결을 거부해 왔다. 하지만 본회의장 집단 퇴장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오자 4일 본회의에서는 자리를 지키며 거여의 독주를 비판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카드도 고심 중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반대 토론이나 5분 자유발언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이 있는지 논의하고 준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부동산 관련 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여당의 ‘의회 독재’를 꼬집는 내용의 발언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연설 투사’를 정하는 데 막판까지 논의를 거듭했다. 한 초선 의원은 “초선 중에서도 발언을 신청한 의원이 많다고 들었다. 윤희숙 의원만큼 잘하지는 못하더라도 의욕적으로 나서겠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중진 의원들도 노련하게 여당을 비판하는 연설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 원내 지도부에서 누구를 발언자로 세울지, 순서는 어떻게 할지 등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의 지난달 30일 본회의 5분 연설을 두고 여당 의원들의 공격이 이어지자 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아주 치졸한 행태다” “국민의 원성을 들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윤 의원의 지적을) 받아들이고 반성하거나 향후 제대로 하겠다는 다짐이나 변명도 없이 메신저 개인을 공격하는 아주 치졸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일종 비대위원도 “윤 의원 연설이 민주당 의원들 듣기에 아프긴 아팠던 모양이다. 고언을 귀에 담기는커녕 깎아내리고, 비난하고, 덮어씌우고, 남 탓하는 못된 버릇을 여당 3년차가 됐으면 자성해 보라”며 “윤 의원의 발언이 공감받는 이유는 그만큼 국민의 심정을 잘 대변했기 때문이다. 국민의 원성을 듣기 바란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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