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 합법화 규정 오인 ‘자녀 징계권 삭제’

법무부, 민법 개정안 입법예고… “아동 체벌·학대 금지 명확하게”


법무부가 자녀에 대한 부모의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는 민법 개정을 추진한다. 법무부는 4일 친권자의 자녀 징계권을 명시한 민법 제915조를 삭제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현행 민법 제915조는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녀에 대한 부모의 체벌과 학대를 허용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근 부모의 체벌로 인해 자녀가 사망하는 아동학대 사건이 다수 발생함에 따라 조문 삭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법무부는 “부모의 자녀에 대한 체벌을 합법화하는 근거규정으로 오인되고 있는 ‘필요한 징계’ 및 실효성이 미미하여 유지의 실익이 없는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 규정을 모두 삭제한다”고 밝혔다.

징계 및 감화·교정기관 위탁과 관련된 기타 민법상 규정도 달라진다. 친권이 제한되는 경우를 규정한 민법 924조의2에 담긴 징계 표현이 삭제되고, 미성년후견인의 권리 등을 정의한 민법 945조에서 ‘미성년자를 감화기관이나 교정기관에 위탁하는 경우’라는 조항도 빠진다. 감화·교정기관 위탁 관련 법원의 허가를 규정한 가사소송법 2조1항 2호가목14도 사라진다.

법무부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는 지난 4월 민법에 규정된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고, 아동에 대한 부모의 체벌 금지를 명문화하라고 권고했다. 법무부는 이 같은 권고를 받아들여 법개정 작업을 해왔다.

세이브더칠드런과 사단법인 두루 등 아동인권 전문가 및 청소년의 의견을 수렴해 전문가의 자문도 거쳤다. 법무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다양한 목소리와 국민의 의견을 청취하고,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최대한 신속하게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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