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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톡, 카톡까지 샅샅이… ‘한동훈과 공모’ 입증 안간힘

이 전 기자 측 “자문 구했을 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차량을 타고 출근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모습. 추 장관이 검찰총장 지휘권까지 발동한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에 대해 법조계에선 ‘유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이날은 무슨 일로 검사장과 연락했습니까.”(검사)

“그날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살인죄로 고발한 날이었습니다.”(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최근까지 이 전 기자를 상대로 한동훈 검사장과 실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4일 전해졌다. 휴대전화 포렌식으로 발견한 둘의 통화, 카카오 보이스톡 흔적 등을 바탕으로 이뤄진 질문이었다. 이 전 기자는 검찰이 묻는 특정일의 상세한 대화 내용을 기억할 수 없어 변호인에게 자신의 보도 목록을 뽑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전 기자 측은 법조계의 견해를 취재해야 할 때 한 검사장과 대화를 했다는 입장이다. 여느 기자들처럼 검찰 수사 경험이 많고 법률적 식견이 있는 이의 자문을 구했다는 것이다. 수사팀은 특히 2~3월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물었다. 이 전 기자 측은 당시 법무부의 검찰 개혁 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 법조계 자문이 필요한 현안이 많았다고 돌이켰다. 그중 한 차례는 박 전 시장의 주장처럼 이 총회장을 살인 혐의로 수사하는 것이 가능한지 취재해야 했고, 한 검사장과 소통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지난 2~3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측에 편지 등으로 전달한 내용과 유사하게 서울남부지검의 신라젠 의혹 관련 수사가 흘러갔다고 의심했다. 한 검사장의 숨은 역할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와 VIK 관계자가 곧 검찰에 소환될 것이라고 전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실제 이 전 대표와 VIK의 회계 담당자인 강모 이사가 3월 조사를 받은 것도 검찰로서는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검찰은 이와 관련 지난달 29일 강 이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기자 측은 아직도 서울남부지검에서 신라젠 수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모른다는 입장이다. 한 검사장도 신라젠 수사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신라젠 수사를 담당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로부터 수사 기록을 넘겨받았고 이 전 기자 구속 뒤에는 한 검사장과의 구체적 대화 내용을 복원하려 애썼다. 다만 이 전 기자의 노트북 컴퓨터에 대해 재차 포렌식 작업을 진행했지만 핵심적인 물증, 진술은 여전히 확보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1시간여 포렌식 작업을 했지만 의미 있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이 전 기자 측은 주장했다.

검찰은 이 전 기자를 5일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이 전 기자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캐내려 이 전 대표를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법조계 관심은 검찰이 과연 한 검사장과의 공모관계를 이 전 기자 공소장에 기재할지에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제기된 의혹은 ‘검·언 유착’이지만 ‘유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총장으로부터 독립해 수사를 진행하고 비교적 많은 인력을 투입했지만 유난히 잡음이 컸다는 지적도 있다.

한 검사장 측은 수사팀이 KBS 오보 사태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한다며 역공을 펴고 있다. 한 검사장 측은 이날 오보 사태에 관여한 KBS 보도본부장 등 기자 8명을 상대로 5억원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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