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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작심발언 파장… 법무부 비판글엔 250개 실명 댓글

여권 강조 ‘민주적 통제’, 검사들은 ‘중립성 침해’로 인식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3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의 당부발언 이후 여러 간부들로부터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는 연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찰청에도 “하고 싶은 말씀을 총장이 대신 해주셨다”는 일선 다수의 반응이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라”는 발언이 정치권에서 예민하게 받아들여져 윤 총장 사퇴 요구로도 이어졌지만, 검찰은 ‘할 수 있는 말이었다’는 태도다. 불편했다면 제 발 저린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5일 “정치적 중립성을 존중하지 않는 일들이 이어지면서 구성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고 현재 검찰 내부 기류를 설명했다. 윤 총장의 작심 발언이 나오기 전부터 검찰 내부에서는 김남수 서울중앙지검 검사의 내부망 게시글이 큰 호응을 얻고 있었다. 이 글은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없애고 법무부 장관이 고검장을 직접 지휘하게 하라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인사를 앞둔 민감한 시기임에도 법무부의 검토 과제를 비판하는 실명 댓글은 이날까지 250개나 된 것으로 전해졌다. A검사는 “마틴 루서 킹 목사는 ‘우리가 중대한 일에 대해 침묵하는 순간 우리의 삶은 종말을 고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며 “그 침묵을 깨야 할 때가 지금”이라고 했다. B검사는 “거대한 바위에 계란을 던졌다는 흔적이라도 남겨야 하겠다”고 했다. C검사는 “선무당이 사람만 잡는 게 아니라 나라를 망치려 든다”고 비난했다.

검찰총장의 말, 평검사의 글에 대한 잇단 호응은 검찰 독립성 침해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라는 해석이 많다. 최근 들어 검찰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 총장 지휘권 박탈, 개혁위의 총장 지휘권 폐지 권고, 상위법 충돌 논란이 발생한 당정청의 직접수사 범위 축소 등의 사태를 겪었다. 한 현직 검사는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놓고는 검찰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시각이 있었지만 정치권의 검찰 길들이기에는 비교적 다수가 공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검찰 안팎에서는 최근 여권에서 강조되는 ‘민주적 통제’ 개념을 정확히 따져보자는 기류가 감지된다. 검찰이 이해하는 민주적 통제는 인사권 행사, 형사법 처벌 범위 조절 등을 통한 것이었다. 하지만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고검장 지휘 검토 등은 통제가 아니라 검찰의 중립성을 해치고 정치권력에 길들이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검찰총장을 지낸 법조인은 “검찰은 행정부에 속해 있지만 하는 일은 사법작용”이라며 “중국의 경우 공산당이 법원과 검찰을 통제한다”고 에둘러 말했다.

최근 검찰의 모습을 윤 총장에 대한 지지로만 이해하면 곤란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 현직 검사는 “총장을 꼭 지지한다기보다 그렇지 않으면 검찰이 위기에 빠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한 부장검사는 “지금까지 검찰이 지켜온 것들을 무너뜨리려 하니 답답한 마음에 평검사의 글도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한동훈의 반격… “이제 권·언 유착 의혹 수사하라”
유착 못 찾고 ‘언론’만 기소, 반쪽 수사에 ‘추미애 책임론’

허경구 이경원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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