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석창우 (21) 피겨여왕 김연아의 트리플 악셀 점프를 화폭에 뿌리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위해 강원도 주요시설 평가 나온 심사단 휴식 위해 로비 나온 틈에 깜짝 시연

석창우 화백이 실사단 앞에서 김연아 선수의 악셀 점프 장면을 서예 크로키로 그리는 모습. 황문현 작가 제공

강원도 평창의 동계올림픽 도전은 세 번째였다. 첫 도전이었던 2010년 동계올림픽은 캐나다 밴쿠버로 결정됐고, 두 번째 도전이었던 2014년 동계올림픽은 러시아 소치로 결정됐다. 많은 국민이 올림픽 유치를 한마음으로 염원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지원실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선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내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후보 도시 조사평가위원회(실사단)를 위해 작품 시연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실사단은 2011년 2월 16일부터 19일까지 평창 지역을 실사하기 위해 14일 방한했다. 강원도 일대의 주요 시설을 둘러보며 올림픽 개최의 적정성을 심사하는 일정이었다. 나는 실사 첫날인 16일 실사단이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휴식을 위해 잠시 로비로 나온 30분 동안 그들 앞에서 작품 시연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시연할 작품의 소재는 피겨 여왕 김연아로 잡았다. 지인을 통해 김연아 선수의 경기 영상을 구해가며 하나씩 작품 준비를 해나갔다. 시연 하루 전 강원도 경포대해수욕장을 찾아 바닷바람을 쐬며 기분 전환을 했다.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실사단이 머물고 있다는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컨벤션센터에 잠시 들러 시연 장소를 둘러봤다. 기도하며 차분히 내일 선보일 작품을 머릿속에 그려봤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오후 3시 45분부터 4시 15분까지 30분 정도였다. 시연하기로 한 그날 오후 2시쯤 시연 장소에 도착했다. 잠시 쉬고 있던 내게 행사 담당자가 다가왔다. 실사단 휴식시간 때 하는 거라 일부는 그냥 휴식을 취할 것이라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보통 실사단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사람들이라고 한다.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공식 일정 외에 활동이 금지될 뿐 아니라 언론 등 외부와의 접촉도 철저하게 통제된다고 들었다. 그런 그들이 외부 출입이 통제된 알펜시아 리조트 컨벤션센터 3층 메도우홀에 나타났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 휴식을 위해 로비로 나온 것이다. 그에 맞춰 난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다. 김연아 선수의 전매특허인 트리플 악셀 점프를 마치 내가 하듯 조금씩 붓을 움직여 나갔다. 중간에 붓이 마치 족자에 누워 쉬고 싶다는 듯 내 의수를 벗어났다. 난 속으로 ‘조금 있다가 쉬게 해줄게’라며 마치 붓을 달래듯이 발에 끼워 다시 들었다. 무사히 그림이 마무리됐다. 그리곤 그림 아래 성경 구절과 함께 아래와 같이 낙관을 새겼다.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 누가복음 십일장 십절 말씀. 이천십일년 이월 십육일. 이천십팔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며 알펜시아 리조트 컨벤션센터 삼층 메도우홀 로비에서 김연아의 악셀을 석창우 그리고 쓰다.”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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