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몇 시간 앞조차 틀리는 기상청 예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정확한 예측 어려웠던 이상현상… 해외 관측기구들도 ‘오보청’ 진땀

6일 중부지방 집중 호우로 여의도 한강공원이 물에 잠겨 있다. 팔당댐과 소양강댐 방류로 한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서울 주요 도로가 통제 중이다. 연합뉴스

서울을 비롯한 한반도 중부지방에서 연일 지속되고 있는 집중호우를 예측하지 못한 기상청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다.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번 집중호우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현상인 만큼 기상관측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는 해외 기상관측기구들도 집중호우를 완벽하게 예측하지 못했다. 일본은 지난달 관측 사상 최대의 집중호우로 몸살을 앓았다. 일본 야마가타현 쓰루오카시에서는 지난달 27일 저녁부터 24시간 동안 226.5㎜의 비가 내렸다. 한 달 치 강수량이 하루 만에 내린 수준이다. 중국에서도 남부지방에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져 500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한 상황이다. 두 나라 모두 집중호우의 규모를 예측하지는 못했다.

이렇게 기상예보가 어려워진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이다. 지금까지 관측된 대부분의 이상현상은 해수 온도가 높아져서 나타나는 현상들이었다. 올해도 해수 온도가 높아지며 북극의 얼음이 빠르게 녹았고 그 여파로 대기 중에 있는 제트기류의 흐름이 약해졌다. 약해진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남하해 더운 공기를 가진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을 막았고, 이 과정에서 폭이 좁고 긴 비구름 전선이 형성됐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시베리아 기온은 평년보다 5도 이상 높았다. 6월의 경우 평년보다 10도가 더 높았다. 지난달에는 북극의 낮 최고온도가 사상 최고 수준인 38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국적 기후변화 연구단체인 월드웨더 애트리뷰션은 보고서를 통해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해 시베리아의 장기적 폭염 가능성이 최소 600배 높아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기상청도 상황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여름을 앞두고 한반도 주변 해수의 온도는 평균 수준을 하회했다”면서 “시베리아의 이상고온에 대해서는 이후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면밀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상청의 예보 방식을 바꾸고 관측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일본 기상청의 예보주기가 3시간인데 비해 한국 기상청은 더 넓어 오차가 발생하기 쉬울 뿐 아니라 기상도의 범위와 그리는 방식도 일본에 비해 자세하지 않다”면서 “단순히 ‘한반도에 무슨 현상이 벌어져 얼마나 되는 비가 오겠다’는 단정적인 어투가 아니라 인근 지역의 기상현상을 설명하면서 듣는 사람들을 납득시키는 방식의 예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우피해 커지자 야권서 “수해 추경하자” 제안
한강 본류 9년 만에 홍수주의보… 오늘도 강변 간선도로 통제할 듯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