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허인회 인맥 통한 예산 로비’ 의심… 의원들 윤리 도마에

許, 여야 의원 접촉 브로커 역할… 예산심사권이 납품비리에 악용

사진=뉴시스

허인회(56·사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국회의 예산심사권이 특정 업체의 영업에 도움을 주는 데 이용된 일을 엄중한 반칙 행위로 본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검찰은 형사법 집행 과정에서의 최우선 가치를 공정경쟁 질서라고 강조해 왔다. 전문가들은 예산 심사 및 편성 과정에 로비가 동반되는 일이 고질적인 문제였다며 각계의 윤리 확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6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허 이사장이 도청탐지 업체 G사의 국가기관 납품을 돕기 위해 동원한 인맥은 여권과 야권 모두에 걸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이사장이 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을 접촉하는 ‘브로커’ 역할을 했고, 그 결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G사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는 게 검찰이 의심하는 범행 구조다. 이 과정에 허 이사장의 정치권 인맥이 활용된 단서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의 경우 금품을 별도로 수수하지 않은 이상 불법에 개입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다만 의원이 사적 인맥을 따랐다면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것이며, 도덕적 비난 가능성이 있다고 법조계는 본다. 의원들이 도청에 대비할 예산 확보 필요성을 국가기관에 질의하는 것 자체가 압박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예산 편성·심사 과정에 비공식적 경로를 통해 로비나 압력 행사가 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공정거래법 권위자인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납품 비리는 수십년 전부터 아주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국회의원들이 연루됐다면 정당한 직무 수행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아쉬워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 이력이 있는 한 의원은 “제한경쟁입찰 안에서도 들러리를 세우는 등 특정 업체를 유리하게 하는 일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했다.

물론 G사의 장비를 쓴다고 해서 국가 예산이 모두 석연찮게 쓰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G사의 도청탐지 장비를 도입해 운용하는 중요 국가기관은 국회 국방부 서울시의회 등 150여곳에 이른다. G사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성능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며, 조달청이 G사 제품을 우수 제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허 이사장은 그간 여러 의혹으로 수사받아 왔다. 지난 6월에는 국가보조금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그의 사건이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시 보조금을 받고 시공하기로 한 태양광 미니발전소 물량 다수를 자신과 연관된 기업에 불법 하도급을 준 혐의였다. 허 이사장은 “검찰의 순차적인 별건수사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단독] 도청탐지업체 납품 알선 혐의, 허인회 구속영장

이경원 구승은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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