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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1분기 9435억 적자 ‘문케어’ 어쩌나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예상치 못한 건강보험 재정이 빠져나가고 있다. 사상 초유의 경제난에 건강보험료(건보료) 징수율마저 감소해 이대로라면 ‘보장성강화정책’ 시행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26일까지 코로나19 감염 검사와 입원에 소요된 비용은 최소 1300억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공단)에 따르면 이 중 건보 재정에서 나간 금액은 약 970억원에 달한다. 반면, 경제상황 악화 및 건보료 경감으로 보험료 징수율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전봉민 의원실(미래통합당)이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관련 건강보험료 경감현황’에 따르면, 총 경감액은 9155억원으로 확인됐다. 앞서 복지부는 3월~5월까지 특별재난지역은 하위 50%, 그 외 모든 지역은 하위 40%에 해당하는 가입자의 건보료를 30~50% 경감했다. 이에 올해 1분기 적자규모는 94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89억원이나 증가했다.

예상치 못한 재정 지출로 건강보험 보장성강화정책, 일명 ‘문재인 케어’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보장성강화정책은 오는 2022년까지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올려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필요한 재정은 그간 공단이 모아놓은 적립금의 일부(10조원)와 건보료로 충당키로 했으며, 건보료는 매년 3.49%씩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해 기준 누적 적립금은 17조7712억원으로 전년 20조5955억원보다 2조8243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건보료율 인상은 3.2%에 그쳤고, 올 하반기 2차 대유행, 독감 등 기타 호흡기 감염병 유행 등이 예상되고 있어 재정 적자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적립금은 재난 발생 시를 대비해 쓸 수 있도록 10조원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2022년까지 쓸 수 있는 금액도 한정된다.

때문에 내년도 보험료가 인상되지 않으면 보장성 강화 정책 실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게 공단측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정책이) 아예 중단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계절성 유행병 등 다른 질병들이 함께 발생하면 건보 지출이 크게 늘어난다. 또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수가도 인상됐기 때문에 건보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올해 인상률이 기존에 정한 3.49%보다 낮기 때문에 보완해 책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보험료 동결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건보료율은 이달 24일 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마저도 확실치 않다. 당초 지난 6월 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정해질 계획이었지만 인상률을 둘러싼 이견, 코로나19 사태 등 여러 이슈로 연기됐다. 그러나 경제적 부담 등의 이유로 건보료 인상을 반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진행한 ‘건강보험 부담 대국민 인식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내년도 건강보험료율 동결 또는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수인 쿠키뉴스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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