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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뒤끝’은 어디까지… 개원의사들 “100배 힘들다”

올 하루평균 3.6곳 문 닫아


개원가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환자수 자체가 감소했고,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 의료전달체계의 붕괴 등으로 유지조차 힘들다고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819곳의 의원급의료기관이 문을 열었고, 1046곳의 폐업했다. 새로 개원한 의료기관이 많다 보니 전체 의원급의료기관의 수는 증가해 3만2491곳이 됐지만, 하루 평균 2.9곳의 의원이 문을 닫은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1001곳의 의원급의료기관이 개업했고, 651곳이 폐업을 신고해 하루 평균 3.62곳의 의원이 사라졌다. 일반의원은 309곳의 새로 문을 열고, 253곳이 문을 닫아 개·폐업이 가장 많이 발생했고, 정신건강의학과와 정형외과 등 대다수 과에서는 새로 문을 연 의원이 더 많았다. 소아청소년과와 가정의학과는 상황이 달랐다. 문을 닫은 의원의 수가 더 높게 나왔다. 올 상반기 소아청소년과는 60곳이 신규로 생기고 89곳이 문을 닫았고, 가정의학과는 13곳이 추가됐지만, 17곳이 폐업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전반적으로 환자수가 감소했지만, 유독 더 큰 타격을 받는 쪽이 소아청소년과라고 개원가는 토로한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코로나19 이후 환자가 아예 없는 것과 다름없다. 80% 이상의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매출이 없는 상황에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부분 직원도 줄였고, 마이너스 통장으로 메꾸고 있는데도 많다”며 “불과 몇 달 사이에 많은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문을 닫았다. 아이들은 고열 이후 급격히 안 좋아지기도 하는데 소아전문의사가 아니면 힘든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 소아청소년과가 사라진다는 것은 의료 인프라가 무너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정부의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임 회장은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도 큰 폭으로 올라 힘들었는데 코로나19로 100배는 더 힘든 것 같다. 정부에서 대책 마련을 해야 한다. 고생해도 가져가는 돈이 없다면 누가 개원을 하겠나. 최소한 굶어죽지 않게는 해 달라”라며 “정부가 늘 ‘의료는 필수’라고 강조하는데 이대로 가다간 의료인프라가 무너진다. 무너진 인프라를 재건하기는 힘들다. 의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고민해달라”고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개원가의 먹구름이 낀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사람들의 이동 자체가 감소했고, 아파도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걸릴까 봐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늘었다. 정말 급한 상황이 아니면 찾지 않으니 의원급의료기관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위험에 진료도 위축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정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준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보상해줄지 우려가 돼 열이 조금이라도 있거나 호흡기질환 환자를 보기 어려워한다. 개원가는 큰 수술도 없다 보니 환자 수가 중요한데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니 앞길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은 환자가 넘쳐난다. 대형병원에서는 환자가 너무 많아 재진을 받으려면 몇 달 뒤에 와달라고 한다고 들었다. 정부가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동네에도 충분히 전문의가 있지만, 찾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의대 정원을 확대해 의사 수를 늘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 인력을 재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 환자들이 모두 수도권 대형병원을 가니 지방은 병원이 유지되지 않는다. 또 의사를 늘리려면 간호사·간호조무사 인력도 늘려야 하는데 이런 계획 없이 의사만 늘리면 결국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라며 “지금 개원가의 현실부터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노상우 쿠키뉴스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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