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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 사표에도 싸늘한 민심… 문 대통령, 노영민 교체 카드 쓸까

청와대 비서실 전격 사표 배경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의 임명장 수여식장에 함께 들어서고 있다. 노 실장은 수석비서관 5명과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서영희 기자

‘쇄신 인사’ ‘국면전환 인사’를 극도로 꺼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감안하면 7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5명의 일괄 사표는 매우 이례적이다. 문재인정부가 마주한 민심 이반과 정국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청와대 참모진이 인정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이제 사표 여섯 장을 받아든 대통령이 판단하고 선택할 차례가 됐다. 과연 어떤 카드로 대응할지 주목된다.

노 실장과 수석들은 사의 표명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물론 여권 지도부와도 사전에 직접 소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오늘 오전 최고위원 비공개 회의에서 어떤 언급도 없었다. 누구도 이 사안을 미리 알았던 눈치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여권에선 부동산 정책 악화와 잇딴 정책 실패로 정국 운영에 빨간불이 켜지자 청와대 참모들이 책임지고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 뒤에서 드러나지 않고 일해야 하는 사람들인데, 최근 대통령의 메시지나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보다 이들의 처신과 행태가 더 논란이 되면서 여론이 악화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4·15 총선 이후 70%를 넘었던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최근 4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잘한다는 응답보다 못한다는 답변이 더 높은 데드 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여권 일각에선 청와대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달 말 문 대통령이 정무수석과 국민소통수석 등 일부 참모진 교체를 검토하면서 3기 청와대 출범에 대한 여권 내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여권 관계자는 “부동산 입법 절차가 마무리되고 부동산 공급 정책과 K뉴딜 주요 대책이 발표되는 등 굵직한 정책들이 갈무리된 상황”이라며 “정치권이 휴지기에 들어가는 지금이야말로 인사의 적기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8·29 전당대회를 통해 당 지도부를 교체하게 된다. 이낙연 의원의 당선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자칫 전대 이후 청와대 인사가 이뤄질 경우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그런 만큼 청와대 참모들이 대통령에게 인사 시점과 폭에 대해 가급적 넓은 선택지를 마련해준 셈이란 것이다.


다만 문 대통령의 신중한 인사 스타일을 고려할 때 핵심 참모 6명 전원 교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반응이 많다. 한 여권 인사는 “전원 사표 수리, 부분 수리, 전원 반려까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지만 악화된 민심을 생각하면 전원 반려의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핵심은 노 실장 사표의 수리 여부다. 그동안 후임 비서실장 후보를 찾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노 실장은 연말까지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됐던 만큼 문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앞서 교체가 검토됐던 정무 수석 등 일부 인사들에 대한 검증 및 인선 과정도 어느 정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일부 참모의 교체를 결정하더라도 인사 시기와 후임자 면면이 민심 수습 여부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조원 민정수석 등의 사표를 두고 ‘집(아파트)을 위해 직(청와대)을 버리냐’는 식의 조롱 섞인 반응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또 사표 수리가 이뤄지더라도 부동산 정책 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부동산 정책을 주도했던 정책실장과 산하 수석들은 사의 표명에 동참하지 않았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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