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때는 ‘애플’로… 코로나에 풀린 돈은 ‘테슬라’로

[유동성 파티, 불안한 내 돈] ②유동성 습격 12년-리먼에서 코로나까지


코로나19가 불러온 ‘유동성 랠리’는 금융자본의 본산인 미국 월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넘쳐나는 달러가 주식과 금 등 주요 자산 가격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가격이 함께 오르는 이례적인 현상도 눈길을 끈다. 불안과 기대가 교차하는 금융시장의 현주소다.

뉴욕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월 인도분 금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도 금 현물 1g당 가격은 올 초보다 40% 가까이 치솟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경제가 불안해질 때 주식과 채권 대안을 모색하는 투자자들이 찾는 자산이 금”이라며 “코로나가 국제적인 ‘골드 러시’를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금값이 향후 6~9개월 안에 사상 최고치를 찍을 것이다” “3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동성 랠리는 주식시장에서 더 활발하다.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들고 경제 재개 기미가 보이거나 백신·치료제 개발 소식이 나올 때마다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유동성은 ‘주도주’로 몰리는 특성을 보인다. 코로나 사태 이후 월가의 주도주는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한 기술주가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언택트) 소비·업무 등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두드러진 현상이다. 아마존과 애플, 페이스북 등의 2분기 실적은 월가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를 훌쩍 뛰어넘었다. 아마존의 경우 2분기 매출액이 889억 달러(약 105조8000억원)를 기록하면서 1년 전보다 무려 40%나 증가했다. 페이스북 역시 186억9000만 달러(22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돈은 후각이 뛰어나다. 경제위기 때는 새로운 먹거리에 쏠리는 경향이 있다. 금융위기 이후 돈이 지향하는 곳은 창조와 혁신이다. 대표적인 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애플’이다. ‘미국의 몰락, 중국의 부상’이 회자될 금융위기 당시 애플은 아이폰 시리즈, 아이패드를 통해 혁신의 아이콘으로 우뚝 서며 미 경제의 기사회생을 이끌었다. 2008년 4분기 애플은 256억 달러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애플이 불황기에도 신제품을 과감하게 출시할 수 있었던 동력으로 꼽힌다.

금융위기가 탄생시킨 ‘스타’가 애플이라면 코로나 위기 속 강자는 ‘테슬라’다. 친환경 전기차 제조 및 청정에너지 회사인 테슬라는 올 들어서만 주가가 265%나 치솟았다. 지난 2분기 매출액은 60억4000만 달러(약 7조2300억원)로, 지난해 동기 4억800만 달러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장기 주가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당 2070~2500달러로 제시했다. 현재 테슬라 주가는 주당 1499달러(약 178만원)다. 전문가들은 “테슬라는 기술혁신과 함께 환경 보전, 우주 여행 같은 소비자들의 잠재적 기여·성취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평가한다.

[유동성 파티, 불안한 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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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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