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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상승세 지속… ‘성장 기대감’ 주는 기업에 투자하라”

[유동성 파티, 불안한 내 돈] ③ 내 돈의 미래는


전문가들은 풍부한 유동성 시대가 장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부진한 실물경제와 달리 증시가 달아오르는 이유는 단순히 돈이 많이 풀렸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견해가 많았다. 저금리 덕에 줄어든 수익률 부담과 함께 불황 속에서 더욱 귀해진 성장 가능성에 대한 목마름, 회복에 대한 기대감, 주목받는 기업들이 실제로 보여주는 실적, 주변에서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투자 성공담까지. 이런 것들이 맞물려 가파르고 지속적인 유동성 장세를 빚어낸다는 분석이다. 증시는 숨 고르기나 실물경제와의 거리 좁히기 과정이 불가피하겠지만 큰 충격이 없는 한 상승세가 아주 꺾일 가능성은 낮게 전망됐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1일 “(주당 순이익 대비 가격인) 주가수익배율(PER)이 역사적 수준으로 높아졌는데 증시가 자꾸 올라가는 이유는 금리가 낮기 때문”이라며 “저금리 상황에선 저렴하게 돈을 빌릴 수 있고, 또 기대수익률이 높지 않아도 되기 때무에 (높은) PER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6일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12.84배로 2007년 7월 12.95배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 센터장은 유동성을 무리하게 회수하지만 않는다면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중앙은행은 경기 회복세에 맞춰 (유동성을) 조금씩 거둬들일 텐데 경기가 좋아지면 (기업 이익도 늘어나) 투자수익률도 올라갈 것”이라며 “금리가 올라가겠지만 기대수익률도 올라가기 때문에 지금 같은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출신으로 경제 관련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홍춘욱 이코노미스트는 “금리가 낮은 건 미래 성장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라며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도 이익 성장세가 계속된다면 그 회사는 굉장히 귀한 존재가 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것”이라고 해설했다.

그는 “금리가 높았던 시절엔 수년 뒤 이익이 그만큼 깎이지만 지금은 그 할인율(금리)이 거의 0이니까 5년, 10년 뒤 이익을 고스란히 현재가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지금 당장이 아니라 미래에 어떻게 될지에 가중치를 두기 때문에 테슬라처럼 ‘꿈과 스토리를 가진 주식’에 투자자가 몰린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거품 우려’에 대해 “유동성이 이렇게 풀리면 주가에 일정 부분 버블이 낄 가능성은 갈수록 커지는데 유동성 공급이 줄지 않는 한 버블이 쉽게 꺼질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기로 접어들게 된면 실물경기가 회복되면서 괴리가 축소되는 방향으로 충분히 갈 수 있다”며 “이런 가능성을 생각하면 증시로 계속 자금이 유입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했다.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로 대변되는 신산업 분야는 결국 업종이나 기업별로 운명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황 연구위원은 “BBIG 주가가 오르는 건 성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며 “그 기대감을 현실화시키는 기업은 주가가 더 오르고, 현실화랑 멀어지면 대규모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유동성으로 주가를 무한정 끌어올리기는 어렵다”며 “유동성 장세가 그렇게 길게 가지는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급락 가능성은 낮게 봤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덜어내거나 실물경제 흐름을 따라가면서 ‘가격 조정’을 받으리라는 예상이다.

그는 “M2(광의통화) 증가율이 굉장히 높아진 것을 보면 인플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순 없는데 실제로는 돈이 그렇게 빨리 도는 거 같지는 않다”며 “돈은 풀렸지만 잘 안 돌아가고 뭉쳐 있는 느낌이라 인플레는 당분간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마찬가지로 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올해 4월까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조동철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지금 주가나 부동산 가격이 굉장히 이상한 건지 아닌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며 “유동성 과잉 여부에 대한 궁극적 판단은 물가로 하는 것인데 지금 인플레이션이 0%대”라고 말했다.

돈이 자산시장에 묶인 채 실물경제로 가지 못하는 ‘유동성 함정’에 대해 조 교수는 “유동성 자체보다 실물경제로 가는 경로에 막힌 부분이 많아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대표적인 게 부동산”이라고 했다. 그는 “금리가 낮아지면 집에 대한 수요 확대와 함께 부동산 시장으로도 돈이 간다”며 “이 경우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공급(주택)을 늘려주면 되는데 그걸 못하게 하고 있으니 가격만 올라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 교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이 내년까지도 오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시장에 더 확실하게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 아예 ‘인플레가 2% 될 때까지 금리를 안 올리겠다’고 선언할 수도 있고, 그런 움직임이 일부 있다”고 전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동성 자체가 돈의 흐름을 왜곡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초저금리로 돈을 풀면 ‘좀비기업’이 늘면서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는 역동성이 약해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빚에 의존하다 보면 경제 사이클이 바뀌었을 때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빚을 갚아야 하는 탓에 경제 정상화가 어려워지거나 쌓인 부채 때문에 경제가 충분히 좋아지지 않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유동성 파티, 불안한 내 돈]
▶①-1“하우스 푸어 난리 때 망설이다 서울에 집 안 산 것 가장 후회”
▶①-2“당분간 저금리… 일정 부분 위험자산에 투자” [유동성 파티, 불안한 내 돈]
▶①-3절박한 2030, 자나깨나 주식·부동산 생각 뿐 [유동성 파티, 불안한 내 돈]
▶②-1‘달러 바주카포’에도 돈맥경화… ‘자산 버블’ 더 커졌다
▶②-2금융위기 때는 ‘애플’로… 코로나에 풀린 돈은 ‘테슬라’로

강창욱 양민철 조민아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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