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년6개월인데 감옥 아닌 집으로… 손혜원 봐주기?

방어권 보장이라지만 ‘특혜’ 여지


손혜원(사진) 전 열린민주당 의원에게 징역 1년6개월형을 선고하면서도 법정구속하지 않은 법원의 판단이 새로운 논쟁을 낳고 있다.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한 ‘불구속 실형’은 특혜로 보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불구속 재판 원칙에 따라 가능한 결정이었다는 설명이 법관들 사이에 많았지만, 방어권이 통상적인 불구속 실형 사유는 아니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1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관들은 하급심 실형 선고 때 곧장 법정구속하는 사례를 70~80%, 법정구속하지 않는 사례를 20~30% 정도로 가늠하고 있다. 형사법관들은 실형 선고 때 원칙적으로는 법정구속하고, 사후적 상황에 따라 형량 등이 달리 판단될 여지가 있을 때 불구속하도록 업무처리 기준을 교육받는다고 한다. 예컨대 고소 취소나 합의 가능성이 있을 때, 피해액 변제가 예정돼 있을 때, 70세 이상 고령자에게 장기 실형 선고를 내려야 할 때 하급심 법원이 법정구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 전 의원 사례처럼 ‘방어권 보장’은 불구속 실형의 사유가 못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재판을 끝내고 선고를 내리는 때에 방어권 보장의 여지가 언급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설명해서는 안 될 이유가 설명된 셈”이라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불구속 실형이 있긴 하지만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구속하지 않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형평 차원에서 구체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원 내부에서는 형사소송법과 헌법에 따라 충분히 가능한 판단이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서울의 또 다른 부장판사는 “불구속 재판의 원칙과 무죄추정의 원칙 등에 비춰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무죄추정의 원칙은 사회가 법원의 확정판결 때까지 누군가를 죄인으로 단정하지 말라는 의미일 뿐, 사건을 종국 처리하는 법관은 이 원칙을 다르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한 현직 법관은 “1심이든 2심이든 선고는 그 법원이 판단하는 절차의 마지막”이라며 “‘앞으로 무죄일 수 있겠는데’라고 하면서 실형을 선고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여러 법조인은 법정구속의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법조계에서는 재판은 물론 수사 단계에서도 방어권 보장을 위한 불구속 원칙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10일 신임 간부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인권의 요체는 피의자의 방어권”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하반기 대검찰청의 일선청 감독 방안은 결국 불구속 수사 원칙 세우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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