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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현충원 파묘 논란

라동철 논설위원


국립현충원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이 안장돼 있는 국립묘지다. 서울 동작구 서울현충원과 대전 유성구 대전현충원 2곳이 있다. 1955년 국군묘지로 출발한 서울현충원에는 박은식 이상룡 양기탁 등 임시정부 요인 18명과 신돌석 우덕순 강우규 전명운 등 구한말과 일제치하에서 의병활동과 독립투쟁을 벌인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214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6·25전쟁과 베트남전 참전 군경,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등 전직 대통령, 베를린올핌픽의 영웅 손기정, 한글학자 주시경 등도 이곳에 잠들어 있다.

대전현충원은 서울현충원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1979년 공사에 착수해 1985년 11월 준공됐다. 전체 면적이 329만㎡로 서울현충원(143만㎡)의 배가 넘는 이곳은 애국지사, 국가유공자, 장군 및 장병, 경찰관 묘역과 일반 묘역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제2연평해전 전사자와 천안함 46용사가 안장돼 있다.

국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인 국립현충원이 최근 파묘(破墓)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심이 돼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친일파들의 묘를 이장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와중에 김원웅 광복회장이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친일반민족인사 69명이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고 말해 파묘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미래통합당은 “김 회장의 발언은 친일몰이로 국민을 이간질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친일파 묘 이장 문제는 국론 분열을 초래할 수 있을 정도로 폭발력이 큰 사안이다. 복잡다기한 한 사람의 삶을 친일 여부만을 기준으로 재단하는 것은 편협되고 단순한 평가다. 하지만 파묘 주장이 터져나오는 것은 친일 청산이 미흡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독립운동을 하면 삼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삼대가 흥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역사 바로 세우기’도 해야겠지만 독립운동가 후손들에 대한 예우와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다. 파묘 논란이 소모적인 정치적 갈등으로 치닫는 것은 피해야 한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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