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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풍선 효과

김의구 논설위원


194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대부에서 마피아 두목 돈 코를레오네는 경쟁 조직과 갈등을 일으키다 총격을 당한다. 마약 밀매 사업 제안을 거부한 소신 때문이다. 60년대 미국에서 마약은 젊은 반체제 인사들의 상징이었다.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이 이 영화를 제작하기 1년 전인 71년 6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연방 마약단속 조직을 확대하고 마리화나를 피우는 사람들까지 처벌하는 등 규제의 끈을 바짝 죄었다. 그러나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미 정부는 이후 50년 동안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마약을 차단하려 했지만 미국 바깥으로 마약 공급 기지가 확산하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90년대 후반 페루와 볼리비아의 코카인 생산기지와 밀매 조직을 단속하자 콜롬비아로 불똥이 튀었다. 2000년대에 콜롬비아와 멕시코에 손을 대자 이번엔 에콰도르 베네수엘라와 중앙아메리카 북부 국가들로 마약 조직이 숨어들었다.

이런 현상을 전문가들은 풍선 효과라고 불렀다. 한 부분을 누르면 다른 곳이 부풀어 오르듯 인위적인 규제만으로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힘을 이기기 어렵다는 의미다. 풍선 대신 히드라에 비유하기도 한다. 머리 하나를 자르면 그 자리에 두 개가 생긴다는 그리스신화의 괴물이다.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라틴아메리카에서 회자되는 바퀴벌레 효과라는 용어를 소개하기도 했다. 성가시게 튀어나오는 바퀴벌레에 빗댄 용어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강남 아파트를 규제하자 타 지역 아파트값이 올랐고 최근엔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가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8일 서울의 한 학교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소프트웨어로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는 설명과 함께 궁금한 사항을 질문받자 “미래의 부동산”이라고 답했다. 풍선은 일정한 압력을 넘어서면 터지고, 히드라도 자른 목을 지지는 방법을 쓴 헤라클레스에 의해 퇴치됐다. 부동산 정책의 결과는 어떨지 궁금하다.

김의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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