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 해리스 지명… “역사를 만들었다”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1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부통령 후보 지명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이 전당대회 셋째 날인 19일(현지시간) 흑인·인도계 혼혈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 후보와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해리스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첫 흑인 부통령이라는 기록을 쓰게 된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은 일제히 “역사적 지명”이라고 평가했다. WP는 “해리스가 최초의 유색 여성 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하면서 역사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NYT는 “민주당이 해리스를 지명하면서 인종과 성(性)의 다양성을 포용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이날 여성 부통령 후보 지명의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지난 대선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진보 진영의 지지를 받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여성 스타들을 연사로 총출동시켰다.

해리스는 부통령 후보 수락연설에서 “우리는 변곡점에 놓여 있다”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는 역사의 경로를 바꿀 기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해리스는 “바로 지금, 우리는 비극을 정치적 무기로 삼는 대통령을 갖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실패는 생명과 생계를 앗아갔다”고 비판했다. 해리스는 또 “인종차별주의에는 백신이 없다”고 꼬집었다.

해리스는 그러면서 “우리는 더 나아질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면서 “우리는 흑인·백인·히스패닉·아시안·인디언 원주민 등을 하나로 통합할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해리스는 세상을 떠난 인도 출신 어머니를 언급하기도 했다. 해리스는 “나를 낳았던 고작 5피트(152㎝)의 25살 인도 여성을 계속 생각한다”면서 “그녀는 내가 지금 여러분 앞에 서서 ‘나는 미국 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아마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의 또 다른 주인공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자신과 친구들을 위해 사용했으며 리얼리티 쇼처럼 취급했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는 일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다. 그럴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실패의 결과는 참혹했다. (코로나19로) 미국인 17만명이 죽고 수백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 독립을 상징하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미국독립혁명박물관에서 생중계로 연설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녹화 연설이라는 논란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됐다.

해리스와 오바마의 공격에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심야에 트위터 글을 올려 반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리스를 향해서 “그녀(해리스)는 그(바이든)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부르지 않았는가. 그녀는 그가 무능하다고 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해리스가 경선 과정에서 바이든이 인종차별 철폐에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했던 대목을 끄집어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를 겨냥해선 “왜 그(오바마)는 그것(민주당 경선)이 모두 끝날 때까지 ‘졸린’ 조(바이든)를 지지하기를 거부했는가”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경선이 끝날 때까지 오바마가 바이든에 대한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것을 거론한 것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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