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즐긴다… 오디오 콘텐츠,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

읽고 보는 부담 줄일 수 있어 매력… 코로나 비대면 시장 확장도 한몫

플랫폼 발달로 디지털 세상 속 볼거리가 넘쳐 나지만 대중이 아날로그식 쾌감을 갈망하면서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확장했고, 코로나19로 비대면 시장이 확장한 상황과 맞물려 시너지를 냈다. 전문가들은 문화 향유에 있어 귀를 자극하는 청각은 대단한 힘을 지닌 것으로 분석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오디오 콘텐츠가 새로운 ‘스낵 컬처’(Snack Culture·과자 먹듯 문화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뜻)로 자리 잡았다. 플랫폼 발달에 따른 볼거리 홍수 속에서 대중은 도리어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콘텐츠)이 주는 날 것 그대로의 아날로그식 쾌감을 갈망하고 있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멀티태스킹이 가능해 눈으로 읽고 보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여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비대면 시장이 확장한 상황도 성장에 한몫했다.

오디오 콘텐츠 산업은 오디오북 시장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올해 200억원대로 추산된다. 오디오북 플랫폼 스토리텔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 1분기 대비 국내 신규 가입자가 약 3.5배 증가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웹과 오디오 콘텐츠가 연결되면서 시너지를 일으켰다”며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로 웹을 사용하는 시간이 많아져 오디오 콘텐츠 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오디오북은 당초 장애인도 차별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장벽을 없앤다는 의미인 배리어 프리(Barrier-Free) 일환으로 시작됐지만 범위가 오디오 시네마, 오디오 드라마 등으로 확장했고 모두를 아우르는 신(新)문화로 자리했다. 정 평론가는 “오디오 콘텐츠의 큰 장점은 다른 일과 병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각 콘텐츠 시장은 지금껏 한 번도 침체하지 않고 다양한 미디어가 등장해도 명맥을 이어오며 진화했다”며 “문화 향유에 있어 귀를 자극하는 청각은 대단한 힘을 지닌다”라고 설명했다.

오디오 콘텐츠 시장 확장 배경은 디지털 문화가 발달할수록 대중이 아날로그 감성을 좇으며 사회를 역행하는 심리에서 찾을 수 있다. 정 평론가는 “바쁜 현대 사회에서 부담 없이 문화를 편하고 쉽게 즐기려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들기 전 심신을 차분히 하기 위해 오디오 콘텐츠를 선택하는 청취자가 많아졌다. 오디오 콘텐츠는 눈으로 무언가를 보지 않아도, 손으로 화면을 넘기지 않아도 괜찮다. 수요에 발맞춰 주로 밤 10시에서 자정까지 공개된다.

눈에 띄는 분야는 마니아층을 저격한 웹소설·웹툰을 활용한 오디오 콘텐츠다. 최근 웹 콘텐츠를 기반으로 제작한 국내 최초의 오디오 시네마인 ‘그대 곁에 잠들다’ 등 세 편이 지난 6월 탄생하면서 오디오 콘텐츠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웹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을 하는 네이버 오디오클립의 지난 6월 주간 이용자는 코로나19 전인 지난 1월보다 2배 증가했다.

공연 분야는 공연 실황을 음성으로 설명해주며 넘버(노래)를 들려주는 방식의 콘텐츠와 리뷰 형식으로 나뉜다. 오디오클립 ‘이들공’(이곳은 들리는 공연장)에는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등의 공연 실황이 업로드돼 있다. “쫓고 쫓기며 몸싸움을 한다” “창섭, 영범을 본다”처럼 무대 상황을 음성으로 설명해주면서 넘버를 이어준다.

‘Musical Pre:view(뮤지컬 프리:뷰)-공연을 말하다’를 연재하는 최윤영 아나운서 겸 공연 칼럼니스트는 국내서 상연하는 뮤지컬의 역사와 배경을 쉽게 풀어 설명하면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최윤영 칼럼니스트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무대와의 거리를 좁혀주면서 공연이 주는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며 “오디오 콘텐츠는 구어체라 가까이에서 속삭이듯 흘러나와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들도 오디오 플랫폼에서 팬과 만나고 있다. 배우 박해진·박기웅의 오디오클립 ‘투Park 선배들과 토크여행’이 대표적이다. 전효성은 유튜브 채널 ‘블링달링전효성’을 통해 ‘책 읽어주는 전효성’ 영상을 공개했다. 아이돌 팬덤을 겨냥한 오디오북도 탄생했다. 스타의 오디오북에 스마트폰을 대면 오디오를 들을 수 있다. 가수 조항조는 22일 카카오TV ‘언택트 오디오 콘서트’ 프리뷰 공연을 개최했다.

유료 오디오 콘텐츠 시장도 확장하고 있다. 밀리의서재, 팟빵, 윌라의 사용량이 올해 들어 급증했는데 팟빵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료 콘텐츠 총 청취 시간은 1165만2590시간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2% 증가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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