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지연 전략’ 美 ‘의지 박약’… 꽉 막힌 방위비 협상

미 대선 전 희박… 한, 시간끌기 부인


한국과 미국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꽉 막혀 있다. 70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끝난 뒤에야 협상이 진전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26일(현지시간) “한국은 시간을 끄는 지연전술을 구사하고 있고, 미국은 대선으로 인해 방위비 협상에 대한 의지가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한·미 모두 서둘러 매듭지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11월 대선 이전에 방위비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7월 17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모두 방위비 협상에서 제시된 상대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측 대표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으나 아직까지 협상 진척은 없는 상태다.

켄 가우스 미 해군연구소(CNA) 국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이 한·미 방위비 협상에서 지연전술을 쓴다는 얘기가 워싱턴에 퍼져 있다”면서 “한국이 시간을 끄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며, 만약 한국이 이런 상황에서 시간을 끌지 않는다면 그게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새로운 제안을 꺼내지 않고 있어 미국 측 시각에서는 지연전술로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리할 경우 한국에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도 지연전술 얘기가 퍼지는 배경이 되고 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한·미 모두 방위비 협상을 미국 대선 이전에 타결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경우 대체적으로 한국이 제시한 인상 수준에서 방위비 협상이 합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우리 외교부는 한국이 방위비 협상에서 시간을 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가 시간을 끈다는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며 “합리적이고 상식적이며 공평한 분담금 타결이 가능하다면 내일이라도 합의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국익연구소(CNI) 한국담당 국장은 “한국이 지연전술을 구사한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한국이 시간을 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한·미 관계는 극도로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어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 승리하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매우 빨리 타결될 것”이라며 “1년이 아닌 다년 계약 형태로 바이든 취임 100일 이내에 한·미가 합의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조성은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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