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타고 절친과 소소한 여행… 지금 이 시대 로망 실현해 봤죠”

성공리 종영된 tvN ‘바퀴 달린 집’ 강궁 PD 인터뷰


탁 트인 전망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요리들. 이 모든 고즈넉함의 배경에 바퀴가 달린 작은 집이 있다. tvN ‘바퀴 달린 집’은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을 절감하는 오늘날의 로망을 반영한 강궁(사진) PD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뜻하지 않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맞물리며 의미가 더 깊어졌다.

집을 벗어나기 어려운 시기에 화면 속 바퀴 달린 집을 타고 전국을 누빌 수 있도록 대리만족을 선사한 강 PD는 최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프로그램이 지친 하루에 위로를 건네길 바란다”며 “코로나19 후 소소한 여행을 꿈꾸게 됐다면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최근 종영한 ‘바퀴 달린 집’은 바퀴가 달린 집을 타고 전국을 유랑하며 소중한 이들을 초대해 하루를 살아보는 버라이어티다. 지난 6월 첫 방송부터 시청률 최고 3.4%(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전 채널 동시간대 1위에 자리한 후 상위권을 유지했다.

경제적 부담에서 자유로우면서 취향대로 꾸밀 수 있고 자연과 가까운 집은 없을까. 만약 바퀴 달린 집을 짓고 산다면 그것은 로망일까, 아니면 또 다른 현실일까. 이 같은 질문이 꼬리를 물면서 ‘바퀴 달린 집’이 시작됐다. 외국에선 트렌드가 된 타이니 하우스는 2000만~3000만원만 투자하면 집을 지을 수 있다. 가격 부담을 덜면서 로망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집으로, 프로그램 속 바퀴 달린 집은 제작진이 직접 2주 만에 만든 타이니 하우스다. 강 PD는 “현실적인 비용으로 로망을 실현할 수 있는 집은 없을까 생각하다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여행이 아닌 집들이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여유 있는 삶 속에서 공간과 시간을 귀한 것들로 채우고 싶은 현대인의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강 PD는 “전국 유랑 집들이라는 콘셉트로 좁혀가면서 의미를 찾아보기로 했다”며 “좋은 장소에서 친한 이들과 맛있는 음식과 넉넉한 행복을 나누면서 1박 2일을 같이 지내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집주인 섭외는 강 PD와 MBC ‘아빠 어디가’로 인연을 맺은 배우 성동일에서 시작됐다. 성동일이 먼저 “프로그램을 해보자”고 제안했고, 영화 ‘담보’로 호흡을 맞추던 배우 김희원을 추천했다. 강 PD는 가족 콘셉트를 완성하기 위해 SBS 드라마 ‘사랑하고 싶다’(2006)에서 성동일의 아들로 출연했던 여진구를 떠올렸다.

집주인의 지인을 초대하다 보니 하지원, 공효진, 이정은 등 집들이에 초대된 게스트도 모두 배우였다. 예능 경험이 적은 출연진에 프로그램을 이끄는 PD의 부담은 없었을까. 강 PD는 “예능감보다 중요한 건 공감대와 진심”이라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재미있는 요소를 끄집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집들이의 수고스러움을 기꺼이 감내할 만큼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분들이라 나름의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게스트 중에선 엄태구가 반전 매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엄태구는 작품에서 주로 거친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현실 속 그는 수줍음 그 자체였다. 강 PD는 “걸걸한 목소리로 부끄러워 할 때마다 스태프들이 ‘귀엽다’고 환호했다”며 “엄태구씨 전용으로 검고 거친 느낌의 서체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실시간 댓글이 이토록 활발한 건 처음이었다”며 “엄태구씨 어머님께서 방송을 보고 좋아하셨다는 말이 제일 뿌듯했다”고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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