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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노 마스크’ 첫 과태료


며칠 전 출근길 서울지하철 1호선에서 경로석에 앉은 70대 안팎의 남성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손에 들고 있었다. 맞은편 좌석의 한 승객이 마스크 착용을 권하자 그 남성은 다짜고짜 “니가 뭔데 써라 마라야”라며 흥분한 채 욕설을 해댔다. 고성을 계속 지르며 진정 기미가 없자 맞은편 승객이 아예 옆칸으로 피해 버렸다. 사실 이 정도 언쟁은 약과에 속한다.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미착용을 지적하다 폭행당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니 말이다.

최근 세간의 화제가 된 지하철 2호선 난동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난 27일 50대 남성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승객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슬리퍼를 벗어 뺨을 때린 데 이어 옆의 다른 승객을 밀치고 목을 조르는 등 무지막지한 행패를 부린 사건이다. 유튜브에 ‘지하철 마스크 싸움, 당당하게 슬리퍼로 싸대기까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이 남성은 결국 다음 날 구속됐다. 한순간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결과가 신세를 망친 것이다.

지난 24일부터 실내외 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이뤄진 서울에서는 마스크 미착용 관련 112신고가 하루 평균 256건 접수돼 그 이전보다 17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지하철 내에서 마스크 착용 지시를 거부한 승객 4명에게 25만원씩의 과태료가 부과된 것은 전국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울시는 31일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턱스크’도 단속 대상이 된다는 내용 등을 담은 세부지침도 발표했다. 망사마스크는 착용 대상 마스크로 인정되지 않는다.

문제는 마스크 미착용 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과태료(10만원 이하) 부과는 10월 13일부터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 전까지는 계도기간이다. 그래서 첫 과태료 부과는 철도안전법(25만∼100만원)을 적용했다. 처벌 근거가 미비하긴 하다. 하지만 제재 여부를 떠나 시민들의 적극적 협조가 있어야만 코로나의 질곡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답답하더라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좀 더 발휘하자. 생활방역의 기본 아닌가.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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