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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코믹·뭉클 다 있는 영화… 오! 문희, 오! 꿀잼”

주인공 두원 役 ‘배우 이희준’

배우 이희준이 첫 단독 주연작 ‘오! 문희’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극중 치매 어머니를 모시며 어린 딸을 딸을 키우는 평범한 회사원 두원 역의 이희준은 “어느 때보다 책임감이 크면서도 작품 속 캐릭터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소속사, 배급사 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를 모티브로 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는 막무가내인 한 사내가 시선을 붙든다.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이다. 이 인물을 연기한 배우 이희준은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등 걸출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으로 극을 끌고 나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도 2일 개봉을 감행한 ‘오! 문희’(포스터)는 그런 이희준의 재발견으로 부를 만한 작품이다. 뺑소니 사고 유일 목격자인 어머니 문희(나문희)와 아들 두원(이희준)의 좌충우돌을 그린 이 농촌 수사극에서 이희준은 코믹하면서 뭉클한 효성과 부성애도 함께 그려낸다. 이희준은 개봉 이튿날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단숨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관객들이 좋아할 요소가 많은 영화예요. 특히 두원이는 치매 어머니를 모시면서 6살 난 딸아이를 키우는 시골의 평범한 보험회사 직원이에요. 대단한 히어로가 아니라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아들이 영웅처럼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공감됐어요.”

‘최종병기 활’ 조연출 출신 정세교 감독의 첫 상업 장편인 ‘오! 문희’는 박스오피스 1위 ‘테넷’에 이어 2위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3일 오후 네이버 실 관람객 평점은 9.91에 달한다. 뺑소니범을 추리하는 맛도 쏠쏠하지만, 코믹 사이로 스미어오는 뭉클한 감정이 이 영화의 백미다. ‘시대의 어머니’ 나문희를 염두에 두고 쓰인 영화는 어머니 문희와 아들 두원의 관계, 아버지 두원과 딸의 관계가 가지는 의미도 함께 그려낸다.

“나문희 선생님은 소녀 같은 면이 있으세요. 방귀를 뀌는 장면에서 부끄러워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제게 ‘엄니’라는 대사를 좀 더 맛있게 해보라고 하셔서 30번 넘게 반복하기도 했고요. 배움이 많았던 촬영이었어요.”

이 영화가 이희준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극 대부분을 홀로 이끈 첫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느껴지는 책임감도 남달랐다는 그는 극단 차이무에서 동고동락했던 배우 이성민과의 일화를 언급했다. 과거 문성근 송강호 유오성 등이 거쳐 간 차이무에서 활약한 이희준은 연극무대가 길러낸 스타 중 한 명이다.

“성민 형님의 첫 단독 주연작 ‘로봇, 소리’(2015)를 함께 찍을 때였어요. 15년 전 연극을 할 때부터 선배님이 떠는 걸 본 적이 없었는데 무대 인사할 때 손을 벌벌 떠시더라고요. ‘오! 문희’에서 그런 긴장감과 책임감이 느껴졌어요.”

노력파로 잘 알려진 이희준은 25㎏을 찌웠던 전작 ‘남산의 부장들’ 직후 감량과 함께 충청도 사투리 연습에 매진했다. 영화 촬영 장소로 물색했던 논산의 한 가정집에서 하루 간 머무르기도 했다는 이희준은 치매 어머니를 모시는 어르신을 만나 지역색을 익히고 연기 베이스를 쌓았다고 한다.

이희준은 2012년 KBS 2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스타덤에 오른 후 영화 ‘1987’ ‘해무’ ‘미쓰백’ 등에서 다양한 얼굴로 사랑받아왔다. 최근에는 배우이자 인간 이희준으로서 또 다른 분기점을 지나고 있다. 2016년 4월 결혼한 모델 이혜정과의 사이에서 지난해 12월 아들을 얻은 것이다.

“아이를 낳고 나서야 모든 부모가 영웅이라는 걸 알았어요. 촬영하면서 두원이란 인물이 멋있다고 느껴졌던 이유죠. 훗날 제 아이가 컸을 때 부끄럽지 않은 작품들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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