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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료대란 급한 불 껐으나 갈 길이 멀다

醫政합의, 해결책 찾기 위한 출발점… 대전협 반대는 자가당착일 뿐

일단 의료대란의 한고비는 넘겼다. 의료 현안에 관한 정부·여당과 의사협회 간 합의안이 도출됐다. 이에 따라 의협은 오는 7일부터 예정됐던 의료계 총파업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광복절 집회 발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우 엄중한 상황에서 양측이 밤샘 협상을 통해 서로 한 발짝 물러나 돌파구를 찾았다. 국민을 위해, 특히 진료가 시급한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진작 이랬어야 했다.

합의안은 ①코로나19 안정화까지 의대 정원 및 공공의대 신설 추진 중단 ②의정협의체 구성 ③의정협의체에서 의료 현안 논의 ④정부와 의사협회 코로나19 극복 공조 ⑤의사협회 집단행동 중단 5개 항으로 돼있다. 어렵게 합의안이 도출된 만큼 양측은 합의안을 차질 없이 이행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이번 합의는 정부가 추진하는 4대 의료정책 논의의 출발점이지 해결책은 아니다. 점점 현실화되던 의료 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 서로 쟁점을 잠시 덮어둔 미봉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논의가 본격화되면 지금 이상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은 정부로선 후퇴하기 어려운 원칙에 관한 문제인 반면 의협 입장에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기득권 손실에 관한 사안이어서다.

양측이 첨예하게 맞선 사안의 협상에서 어느 일방의 주장을 100% 관철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양 극단에서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협상이고, 협상의 최대공약수로 응집된 게 합의안이다. 양 극단의 시각에선 원칙의 후퇴이니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조직의 대표가 서명한 합의안을 인정하지 않고 기어이 소그룹 주장을 관철하겠다는 행위는 ‘나만 살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의 극치다. 합의안에 반대하는 대한전공의협회(대전협)의 행태가 그렇다. 대전협 소속 전공의 70여명은 정부와 의협 서명식장에 몰려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도 못하게 하는 등 왈짜들이나 하는 행패를 부렸다. 이 바람에 서명식 장소가 바뀌는 비상식이 벌어졌다.

대전협 등은 며칠 전 의료계 단일 협상안을 만들면서 협상의 전권을 의협에 위임했었다. 그래 놓고 합의안을 거부하는 건 자가당착이다. 의협이 총파업은 없다고 한 마당에 대전협 독단으로 진료 거부를 이어간다 해도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 게 뻔하다. 진료 거부는 애당초 명분이 없었다. 앞으로 대전협이 주장을 펼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몽니는 이만하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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