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실은 문화사역으로 미래세대와 소통… 103년 역사 ‘젊은 교회’

인천 구도심에서 등대 역할하는 숭의감리교회

이선목 인천 숭의감리교회 목사가 지난 4일 교회 집무실에서 103년 역사를 미래세대와 잇는 목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인천=신석현 인턴기자

1917년 창립한 인천 숭의감리교회(이선목 목사)는 103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 있는 교회다. 동시에 전통 위에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 교회이기도 하다.

지난 4일 방문한 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재적 교인 1만2000명의 대형교회이지만, 출입구는 한 곳만 열어뒀다. 체온 감지기로 열을 잰 뒤 방명록을 적은 뒤에야 본당 로비로 들어갈 수 있었다.

교회의 역사를 보여주는 흑백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교회 벽면에 붙어있는 수많은 사진은 이 교회가 걸어온 복음의 여정을 증명하는 듯했다. 교회 곳곳에는 각종 사역을 소개하는 포스터도 붙어있었다. 톡톡 튀는 디자인의 포스터에 눈길이 갔다. 글씨체와 삽화, 사진 등이 모두 전문가의 손길을 거친 듯 세련됐다.

“어서 오세요.” 2층 사무실에서 내려온 이선목 목사가 기자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2008년 교회에 부임한 뒤 디자인팀을 만들어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사역의 시작은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랜 전통은 모든 교인의 자랑거리”라면서 “복음의 전통을 젊은 세대에게 심기 위해서는 젊은 감각이 필요해 디자인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선목 목사가 지난달 28일 온라인으로 ’숭의썸머워십’을 진행하고 있다. 바닷가를 옮겨다 놓은 듯한 강대상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숭의감리교회 제공

지난달 28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금요기도회의 홍보도 디자인의 힘을 빌었다. 교회는 기도회 제목을 ‘2020 숭의썸머워십’이라고 지었다. 디자인팀은 바닷가 휴양지 그림에 기도회의 제목을 적어 넣은 포스터를 제작했다. 이 목사가 말씀을 전한 강대상 주변으로는 야자수와 파도 모양의 패널을 만들어 배치했다. 이런 시도는 교회의 모든 세대를 한데 모으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 이후 교회가 진행한 ‘2020 숭의 여름성회’ ‘방구석 퀴즈대회’ ‘여름성경학교- 예수님과 캠핑장에서 추억 만들기’의 포스터도 모두 디자인팀의 손을 거쳤다.

문화사역도 이 교회의 관심사다. 문화사역은 지역사회와 교회, 교인과 주민을 엮는 소통의 그물망이다. 2018년에는 기독문화발전소를 지향하며 교회에 갤러리 카페 ‘그레이스 홀’을 열었다. 국제일러스트선교회 최정훈 선교사의 일러스트 전시회를 시작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다양한 전시를 했다.

이 목사도 문화사역의 한 축을 담당한다. 그는 교회 행사 때마다 주제곡을 직접 작사·작곡한다. 자작곡만 150여 곡이다. 지난해에는 7곡의 자작곡을 담은 ‘소망의 날개’ 2집을 발매했다. 2012년에 이어 두 번째 찬양앨범이다.

앨범에는 ‘말씀과 동행하는 교회’ ‘할렐루야 우리교회’ ‘강화도 순례길’처럼 그의 간증과 같은 곡이 실렸다. 지난해에는 교회에서 ‘소망의 날개’ 콘서트도 열었다. 이 목사는 “노래처럼 여러 세대를 빠르게 가까워지게 만드는 도구가 없다”면서 “교인과 함께 부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가 만든 ‘인천이 미래다’ ‘송도는 그래서 좋다’와 같은 곡은 지역사회에서도 불린다. ‘미추홀이 좋아’라는 노래는 퇴근 시간이면 미추홀구청에 울려 퍼지는 ‘퇴근송’이다. 코로나19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미추홀 구청이 계획한 ‘미추홀구 버스킹’에 교회도 초대받은 이유다. 교회는 노래를 통해 지역사회와 활발히 소통한다.

교회는 2013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숭의중창제 부활을 검토하고 있다. 숭의중창제는 30회까지 이어지며 지역 고등학교 합창단들이 실력을 겨룬 중창제였다. 인천의 70여개 학교 중창단이 참여했고 3000석 예배당이 학생들로 꽉 찰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이 목사는 “당회와 협의해 숭의중창제를 부활하고 싶다”면서 “교회와 지역사회가 소통하는 데 중창만큼 좋은 게 없다”고 밝혔다.

교회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교인의 인생과 동행하는 사역을 지향한다. 53년 역사의 유치원을 운영하는 교회는 장기적으로 대안학교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대안학교가 문을 열면 유치원 2년을 포함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4년 동안 교회 마당에서 다음세대를 양육할 수 있게 된다.

교회 본당 옆에 있는 주차장 부지에 요양병원을 건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태어나서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교인의 삶을 돌보는 인프라가 구축되는 셈이다.

숭의교회는 인천 구도심의 등대와도 같은 곳이다. 매주 토요일 30여명의 교인이 교회에 모여 교회 주변을 청소한다. 주민들에게 영성뿐 아니라 깨끗한 환경도 선물하기 위해서다.

이 목사는 “지역사회와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교회가 되길 소망한다”면서 “영적 자양분을 쉬지 않고 공급하는 복음의 공동체로 숭의교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인천=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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