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25만원이면 영상예배 가능해요”

작은 교회에 노하우 전하는 임채근 예수제자교회 목사

임채근 예수제자교회 목사가 지난 4일 예배당에서 영상예배 촬영을 위해 무료 동영상 제작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위 사진). 예배당에는 80여만원을 들여 캠코더, 캡처보드 등 영상장비를 구축했다. 신석현 인턴기자

“견적서를 보세요. 20만원대 웹캠과 사운드카드, 삼각대까지 25만원이면 영상예배가 가능해요.”

지난 4일 서울 강동구 예수제자교회 임채근 목사는 기자에게 세 장의 견적서를 보여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견적 총액은 최소 25만6000원부터 최대 495만원까지 다양했다. 총액에 따라 삼각대, 캠코더 같은 누구나 알 만한 장비부터 사운드보드, HDMI분배기 등 듣도 보도 못한 장비들이 나열됐다.

임 목사가 영상예배 시스템 견적서를 만든 이유는 단순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상예배를 드리는 특수한 상황을 맞았다”면서 “코로나19가 끝나도 영상예배는 계속될 텐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교회가 많다. 이들 교회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임 목사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일찌감치 영상예배 시대를 예견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기독교세계선교대학에서 2010년 목회학박사 학위논문으로 제출한 ‘디지털 목회와 인터넷 교회’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예배에 참여하고 헌금은 스마트폰으로 교회 계좌에 바로 입금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 목사는 “목회자가 되기 전 울산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기업체에서 근무해서 그런지 ‘공대 마인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기독교세계선교대학을 졸업한 뒤 2012년 총신대 신대원에서 목회학을 전공했고 잠실에 행복한교회를 개척했다. 2017년 1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 예수제자교회 담임목사로 청빙됐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직전인 지난 2월 전국적 확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견하고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성도들은 별도 장비 없이 영상예배를 드린다는 임 목사 얘기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시험방송을 준비하는 임 목사는 거침이 없었다. 개척교회 때부터 예배를 영상으로 찍어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기술을 축적해왔다. 2만8000원짜리 핀 마이크 발신기는 셔츠 앞자락, 수신기 잭은 스마트폰에 꽂았다. 5000원짜리 삼각대에 스마트폰을 장착한 뒤 유튜브 생중계로 연결해 주는 연회비 3만원짜리 영상 애플리케이션을 켰다. 성도들은 유튜브로 예배영상을 봤다. 화질은 떨어지지만 불편함은 없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자 교회는 영상 시스템을 갖췄다. 기자에게 보여준 88만원짜리 견적서였다. 성도들도 빠르게 적응했다. 주일예배 출석성도는 100여명인데 영상예배 조회수는 매 주일 90회를 넘었다. 3인 가족 기준이라도 현장예배보다 더 많은 성도가 영상예배를 봤다는 분석이 나왔다. 헌금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변화가 없었다.

영상예배가 자리를 잡자 임 목사는 시야를 밖으로 돌렸다. 기술이나 재정 등의 이유로 영상예배에 어려움을 겪는 미자립교회와 개척교회였다. 상황별 맞춤 견적서를 만들어 공유했고 목회자들에게 노하우도 알려줬다. 8일에도 서울과 충남 당진 등에서 개척 교회 목회자 3명이 임 목사를 찾았다.

영상예배에서도 꼭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임 목사는 “어떤 예배든 복음의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우리 교회도 복음의 메시지를 중심으로 훈련에 집중했기에 성도들이 온라인으로 전환해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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