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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추 법무 아들과 삼인성호

배병우 논설위원


주한미군에 배속된 한국 육군을 일컫는 카투사(KATUSA)는 태생적으로 애매한 존재다. 문화와 언어, 국적까지 다른 양국 군인을 함께 근무하게 했으니 갈등과 마찰은 숙명적이다. 6·25전쟁이라는 초비상 상황이 아니었으면 생겨날 수 없는 제도다. 그러나 창설된 지 70년이나 되면서 ‘회색지대’는 크게 줄어들었다. 기본적 구조는 지휘권(chain of command)은 미군이 갖되 인사행정권은 한국군이 맡는 것이다. 근무지 배치, 이동, 승진, 휴가(병가 포함) 등 병력 관리는 한국 육군이 맡는다. 미군 지휘관이 의견을 낼 수 있지만 기본적 권한은 한국군에게 있고 그 절차도 한국군 규정을 따라야 한다. 이런 점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휴가(병가) 문제와 관련된 서씨 측과 여권의 해명은 이해할 수 없는 정도를 넘어 황당하기까지 하다.

서씨 측 현근택 변호사는 8일 ‘특혜 휴가’ 의혹을 부인하며 “카투사 휴가는 한국 육군이 아닌 주한미군 규정이 우선 적용된다”고 했다. 국방부는 국회 답변 자료를 통해 바로 부인했다. 무엇보다 현 변호사가 언급한 주한 미 육군 600-2 규정에는 ‘한국 육군 요원에 대한 휴가 방침 및 절차는 한국 육군참모총장의 책임 사항이며 한국군지원단장이 관리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도 현 변호사는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그는 다음날 ‘카투사 휴가는 미군 규정이냐, 한국군 규정이냐’는 질문에 “둘 다 적용된다”고 답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이날 “주한 미 육군 600-2 규정에 분명히 나와 있다”며 카투사 휴가에 미군과 한국군 규정이 모두 적용된다고 했다.

서씨 측의 반응은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사자성어를 생각나게 한다. 사람 셋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뜻으로, 거짓말도 반복하면 참인 것처럼 여겨진다는 비유다. 독일 나치 정권의 선전장관이었던 요제프 괴벨스는 더 직설적으로 말했다. “거짓말은 처음에는 부정되고, 그다음에는 의심받는다. 하지만 되풀이하면 결국 모든 사람이 믿게 된다.” 서씨 측은 이것을 믿는 듯하다.

배병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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