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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의원 재산신고 누락, 어물쩍 넘어갈 일 아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의원 여럿의 실명을 거론하며 공직자 재산신고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산 허위 신고 혐의로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되자 여권에도 의혹이 있는 의원들이 많다고 화살을 돌린 것이다. 조 의원은 4·15 총선에 출마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과 의원이 된 후 신고한 재산이 11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데도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예금 6억2000만원, 개인에게 빌려준 5억원 등이 누락됐는데 ‘혼자서 갑작스럽게 신고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라고 밝힌 게 고작이다. 11억원이나, 그것도 타인에게 받을 5억원까지 포함된 거액의 재산을 빠뜨린 게 ‘실수’였다니 수긍하기 어렵다.

김홍걸 민주당 의원도 재산 축소 신고로 도마에 올라 있다.지난 총선 때 선관위에 재산을 신고하며 배우자 소유의 아파트 분양권 등 10억원 상당을 누락시켰다. 배우자 소유 상가 건물도 총선 전과 최근 신고한 내역이 달라 허위 신고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분양권이 신고 대상인지 몰랐다” “재산 신고를 도와준 측근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 조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여권 의원들도 검증을 피해 갈 수 없다.

재산신고 누락은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공직자나 공직선거 후보자에게 재산 내역을 신고하도록 한 것은 공직자의 부정한 재산증식을 방지하고 공무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유권자들에게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투표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신고 내용이 허위로 밝혀지면 엄중하게 처벌하고 있는 이유다. 선관위에 재산을 허위 신고 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250조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되는 범죄다.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재산 등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사람은 5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고의성 여부나 위법 정도 등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다른데 벌금 100만원 이상의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 의원직까지 잃게 된다. 실제로 재산을 허위 신고한 혐의로 고발돼 재판에 넘겨진 사례가 적지 않고 유죄 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한 경우도 있다.

재산 허위 신고는 엄중하게 다뤄야 할 사안이다. 선관위는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은 물론이고 다른 의원들도 신고내역을 전수조사해 선거법 위반 가능성이 확인되면 검찰에 수사 의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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