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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코로나 앵그리

이흥우 논설위원


마스크가 몸의 일부분이 된 지 꽤 됐다. 코로나19는 일상에 많은 변화를 몰고 왔다. 그 변화가 바람직한 방향이었으면 좋으련만 그 반대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바이러스 자체도 두려운 존재이나 그보다 더 두려운 건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불확실성이다.

이런 세태를 반영한 신조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일반화됐고, ‘코로노미 쇼크’ ‘코비디어트’ ‘코로나케이션’ ‘상상 코로나’ ‘이시국 여행’ ‘집관’ ‘작아격리’ ‘돌밥돌밥’ ‘산스장’ ‘공스장’ 등도 회자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요즘 자주 언급되는 신조어가 ‘코로나 앵그리’다. 코로나 블루의 정도를 넘어 화를 내거나 화를 행동으로 표출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소득이 줄어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마음대로 먹지도 가지도 못해서, 고의적으로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전광훈류(類)가 많아서 화가 난다. 학생들은 스스로를 저주받은 ‘코로나 학번’이라며 시대를 원망한다. 코로나19로 누적된 스트레스가 순간 폭발하면서 충분히 대화로 해결 가능한 사소한 일조차 큰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최근 한 일반인 대상 연구에서 10명 중 7명이 코로나 블루를 호소했다고 한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활동을 시작한 보건복지부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의 상담 건수는 8월 말 현재 40만건을 넘었다.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말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선진 14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은 감염병 확산(89%)을 국가의 가장 큰 위협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 캐나다 등 8개국 국민은 기후변화를 꼽았다. 머잖아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지만 기후변화는 예전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는 정복된다는 확신이 서면 코로나 앵그리는 치유된다.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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