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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백악관에 ‘문 대통령 기소’청원, 제 얼굴에 침 뱉기다

미국 백악관 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 기소·체포 청원이 참여자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소식은 끔찍하고 절망적이다. 지난 4월 23일(현지시간) 게시된 이 청원은 10일 현재 86만명가량의 서명 동의를 얻었다. 2위보다 참여자가 15만명이나 많다. 국제적인 망신이다. 청원자는 ‘대한애국시민모임 김일선’이라고 밝힌 걸 보면 재미교포나 한국인으로 추정된다. 서명 과정에 장벽이 거의 없고 미국 국내 현안이 아닌데도 참여자가 압도적 다수라는 점에서 국내외 극우세력들이 무더기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과 문재인정부의 정책이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이건 너무 지나치다.

청원 내용은 문 대통령이 중국 바이러스를 미국에 밀수입해 미국인을 대량 학살하는 범죄를 저질렀고, 한국의 주권을 불법적으로 찬탈해 한·미동맹과 안보를 위험에 빠트렸다는 등 황당무계한 주장으로 가득차 있다. 이렇다할 근거도 없이 일방적이고 악의적인 주장으로 문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내용도 문제지만 백악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그 자체도 어처구니가 없다. 청원 내용은 국내 정치 사안이라 미국의 관할이 아니고, 미국이 관여할 수도 없다. 이를 뻔히 알 텐데도 국내 문제를 미국으로 가져가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은 것이다. 국권과 국가적 자존심을 깡그리 내팽개친 짓이고 제 얼굴에 침을 뱉는 꼴이다. 국익을 훼손하는 자해행위이고 우리 국민을 모욕하는 망동이기도 하다. 홈페이지에 접속한 전 세계 네티즌들이 이 청원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지, 상상만 해도 아찔하고 낯이 뜨거워진다. 이 청원은 한국을 미국은 물론 세계의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청원인과 동조한 이들이 재미 교포이고 한국인이라면 미망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편협되고 극단적인 행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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