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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병정개미’ 주의보

오종석 논설위원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열풍이 불면서 ‘동학개미’, ‘서학개미’에 이어 ‘병정개미’까지 등장했다. 올 초 코로나19로 외국인투자자가 대거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자, 개인들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가 생겼다. 최근에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대형 기술주 테슬라 등 해외 인기 종목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서학개미란 용어가 나왔다. 특히 20, 3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까지 주식투자 열풍이 확산하면서 급기야는 군대에서도 투자한다는 병정개미가 출현했다.

“요즘 이 주식 좋지 말입니다.” 병정개미는 군대 내 스마트폰 사용이 허용되면서 가능하게 됐다. 물론 일과시간에는 스마트폰 사용이 금지돼 주식투자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일과 후 미국 주식시장 등 해외 시장에는 투자할 수 있고, 국내 주식도 예약매매가 가능하다. 군 사병들 월급이 과거보다 많이 올라 투자여건이 된 측면도 있지만, 입대하기 전 갖고 있던 자금을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는 신용대출 등을 받아서 투자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서 빚투(빚내서 투자)하는 병정개미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테슬라의 경우 계속 상승국면에 있다가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한때 20% 정도 급락하자 서학개미들이 ‘멘붕’에 빠지기도 했다.

문제는 병정개미의 주식투자가 자칫 군 생활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투자손실이 커지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사병들 사이에 서로 정보를 공유하다 손해를 보면 관계가 악화해 병영 생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군 당국은 병정개미 등장과 주식투자 과열 가능성에 대해 다소 우려를 하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 등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아직 구체적인 부작용 사례가 별로 없고, 규제할 만한 명확한 규정도 없어서다. 그러나 방심할 수 없다. 자칫 병정개미로 군 기강이 해이해지고 병영 생활이 혼탁해지면 국방이 흔들릴 수도 있다.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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