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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의원이 공익신고자를 범죄자 취급하다니…

장기화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휴가 미복귀 논란이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복잡할 것도 없는 간단한 사안인데, 검찰은 수사에 착수한 지 8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야당에 의해 새로운 의혹들이 고구마 줄기 나오듯 터져 나오면서 이 사안은 국정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하지만 어떤 점에서 사건 자체보다 더 국민을 화나게 하는 것은 여권 인사들의 일방적 서씨 비호다. 법과 원칙을 깡그리 무시하고 민심을 거스르는 오만한 행태다.

그중에서도 압권이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페이스북 메시지다. 그는 서씨 휴가 의혹 관련 최초 공익신고자인 현모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최초 트리거(방아쇠)인 당직사병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산에서 놀던 철부지의 불장난으로 온 산을 태워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 볼 수 없다. 이 과정에 개입한 공범세력을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현씨는 제대하긴 했지만 서씨 관련 사실을 거론할 때 예상되는 여러 불이익을 감수하고 이 사안을 털어놓았다. 당시 동료 사병과 지휘관들의 증언 등 여러 정황으로 볼 때 현씨의 제보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런데 황 의원은 현씨를 오히려 범죄자로 몰고 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발언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같은 당 출신 장관을 두둔한다고 공익신고자인 국민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공격하는 행태에 아연할 뿐이다.

아울러 현씨의 실명을 허락도 없이 공개한 것은 공익신고자에 대한 2차 가해이자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소지가 크다. 황 의원은 한 종편방송에서 이미 실명을 공개했는데 무슨 문제냐고 한다. 하지만 당사자 허락도 받지 않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그 신상을 공개한 것은 다른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층인 ‘문파’들에게 공격 좌표를 정해줬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현씨에 대한 폭력 사주나 다름없다. 게다가 황 의원의 행동은 ‘공익신고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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