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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日 스가 체제 출범, 새로운 한·일 관계 구축 계기 삼기를

일본 집권 자민당이 14일 차기 총재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선출했다. 그는 16일 의회 선출 절차를 거치면 아베 신조에 이어 차기 총리로 취임하게 된다. 강경우익 노선으로 한·일 관계를 파탄에 빠뜨렸던 아베 총리가 물러나게 됐지만, 그렇다고 스가 체제를 마냥 환영할 수만은 없는 형국이다. 그가 한·일 관계를 비롯한 외교 정책은 아베 총리를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서다. 스가 차기 총리는 특히 양국 관계가 악화된 핵심 요인인 일제 강점기 한인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이 기본이라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가까운 나라에서 새 지도자가 나오게 된 만큼 이를 경색된 양국 관계를 풀 외교적 모멘텀으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스가 차기 총리도 최근 한 토론회에서 “한국, 중국과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전략적으로 이들 나라와 관계를 확실히 구축해 소통할 수 있는 외교를 해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일 간 외교적 대화 자체가 쉽지 않았던 아베 정권 때와는 달리 소통을 통해 더 이상의 관계 악화는 막아보겠다는 취지로 들린다. 일본 차기 지도자가 이런 방침을 밝힌 만큼 우리 정부도 외교 당국 간 대화는 물론 특사 파견 등을 통한 고위급 대화 채널 복원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문재인정부 들어 사라지다시피 한 정상외교의 부활도 시급하다. 이런 다양한 채널의 대화를 통해 일본 측의 수출규제 철회와 같은 가시적 관계 개선의 성과를 서둘러 도출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한·일 관계가 수교 이래 최악에 빠진 근본 원인은 일본 측 지도자들의 역사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가해자로서의 반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스가 차기 총리가 주변국과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했으니, 본인부터 역사를 직시하고 가해자로서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함은 물론일 테다. 그게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의 출발선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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