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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흡한 추 장관의 사과, 사태 미봉이 능사 아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의 군 복무 의혹과 관련해 사과한 직후 여당이 일제히 적극 엄호에 나서고 있다. 사과에 미흡한 점이 적지 않은데 사태를 쉽게 미봉하려 드는 것은 국민의 기대와 동떨어진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과 언론이 제기한 여러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고 진실이 많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의원은 “장관, 대표이기 전에 한 명의 어머니”라며 선공후사의 공직자 자세와 상반되는 주장을 폈다. 공익제보자인 당직사병의 배후설 주장도 계속됐다. 이낙연 대표도 “당 소속 의원들의 노력으로 사실관계는 많이 분명해졌다”고 언급했고, 추 장관의 사과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했던 가족 이야기, 검찰 개혁에 대한 충정을 말씀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추 장관의 전날 사과는 미흡했다. 시비에 휘말린 상황 자체에 송구하다는 뜻을 밝혔지만 잘못을 인정한 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저는 검은 것을 희다고 말해 본 적이 없다”거나 “그 어떤 역경 앞에서도 원칙을 지켜왔다”는 자기중심적 주장이 주된 내용이었다. 이 때문에 정의당도 “공적 권력에 대한 안일한 인식에 아쉬움을 표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추 장관 부부가 군에 제기했다는 ‘민원’의 성격, 옛 보좌관이 청탁성 전화를 하게 된 경위 등 국민의 관심이 쏠린 의혹에 대한 속 시원한 해명도 없었다. 이런 의혹들이 어떻게 병역 공정성을 훼손한 게 아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게 사과의 기본이자 국민에 대한 예의다. 결백은 주장하면서 의혹에 침묵하는 건 수사받는 법무장관으로서 검찰에 취할 태도도 아니다.

향후 여당은 사실관계에 입각해 야당 공세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연하며, 야당도 의혹을 제기할 때 지켜야 할 대원칙일 것이다. 당파적 시각에 매몰돼 상식과 양식에 어긋난 주장으로 사태를 호도해서 안 될 것이다. 다만 여권은 ‘사과 이후 봉합’이란 틀에 얽매이지 말고 특임검사 등의 방안까지 열어놓고 대처해야 국민의 이해를 끌어낼 수 있다. 8개월 넘은 수사에 진척이 없고 중요한 증인의 진술을 뺀 검찰에 대한 불신이 이미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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