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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에 한계 둬선 안 된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1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오는 25일 공포 후 즉시 시행된다. 개정안은 피해 인정 범위를 확대하고 피해자 및 유족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건강 피해 조사·판정 체계를 개인별 의무기록을 종합검토하는 개별심사 중심으로 개편해 기존에 인정된 질환 외에도 다양한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 특별유족조위금을 4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였고 피해 등급에 따른 요양생활수당 지급액도 늘렸다. 피해지원 유효기간은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다. 피해자 구제와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피해자와 가족들이 겪었고 앞으로 겪게 될 고통에 비하면 결코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수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준 사회적 대참사다. 가습기살균제는 1994년 국내 첫 출시된 후 2011년 11월까지 널리 사용됐는데 함유된 유해성분으로 인해 사용자들이 폐 손상 등으로 숨졌거나 폐·심혈관 질환, 피부병 등 여러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에 공식 신고된 피해자가 6800여명이고 사망자만도 1500명이 넘는다.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제품을 제조·판매한 기업들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생산을 허가하고 사후 조치에 소홀했던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도 정부와 기업들은 책임 회피에 급급했고 피해 구제에 소극적이었다. 2011년 4월 사건이 공론화됐는데 특별법이 제정된 것은 5년여가 지난 2017년 2월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해 8월 피해자들을 청와대에 초청한 자리에서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직접 끝까지 챙기겠다”고 했다. 피해 구제에 한계를 둬선 안 된다. 정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에 안주하지 말고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지속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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