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벙커 부부 소장했던 ‘출행도’ 병풍 국내 첫 공개

코로나로 중앙박물관 누리집서


국립중앙박물관이 미국 오벌린대 알렌기념관의 요청에 따라 2년간 보존 처리해 온 ‘출행도(出行圖·왕의 행차 그림·사진)’ 병풍을 국내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병풍은 1886년부터 1926년까지 국내에서 교육·의료·선교 활동한 달젤 벙커와 애니 앨러스 벙커 부부가 소장했던 것으로 1933년 오벌린대학교에 기증됐다. 달젤 벙커는 최초의 근대식 공립교육기관인 육영공원 교사와 배재학당장 등을 지냈고, 애니 앨러스 벙커는 최초의 근대식 병원인 광혜원에서 일한 간호사이자 정동여학당(현재의 정신여고)의 초대 교장을 지냈다. 부부는 죽은 뒤에도 “조선에 묻히고 싶다”는 바람에 따라 서울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안장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해외에 흩어져 있는 한국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 2009년부터 외국박물관의 한국실을 대상으로 전시실 환경개선·도서출판·교육프로그램 운영·한국문화재 학술자문·보존처리·온라인 정보 공개 등을 지원해왔다. 이번 병풍의 보수도 오벌린대학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미국에서 한 차례 보수된 적이 있지만 이번에 한국 전통방식에 따라 제대로 이뤄졌다.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 이 병풍은 대자연 속에 일월오봉병(日月五峯屛)을 배경으로 자리한 왕을 비롯해 여러 인물과 동물 등의 모습에서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청록산수를 기반으로 정교한 필선과 화려한 채색으로 그린 궁중화풍을 띠고 있다. 19세기 후반 궁중 도화서 화원들이 그린 작품으로 보인다.

이 병풍은 박물관이 코로나19로 인해 임시휴관 중인 탓에 박물관 누리집과 SNS를 통해 10월 11일까지 공개되며 이후 오벌린대로 돌아가게 된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