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전체

[한마당] ‘빚투’ 신용대출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카카오게임즈가 SK바이오팜에 밀렸다. 코스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SK바이오팜이 지난 7월 기록한 ‘따상상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뛴 뒤 상한가 3번)에 실패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사상 최대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아 관심이 집중됐으나 ‘따상상’에 그친 데 이어 하락 반전했다. 상장 첫날인 10일 ‘따상’, 11일 상한가 이후 14·15일 이틀 연속 급락한 것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상장 이후 연일 내다팔며 차익을 실현한 반면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이 물량을 사들였다. 손바뀜 과정에서 상당수 개미는 손실 구간에 묶여 있으리라 짐작된다. 향후 상승세로 반전된다면 모르지만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거라면 거품 논란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 뒤늦게 매수 대열에 합류한 개미들은 좌불안석일 게다.

문제는 많은 개미들이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빚투’)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 투자는 본인 책임이라지만 빚투가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대두되니 걱정이 앞선다. 최근 신용대출 급증도 빚투가 한 원인이다. 시중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지난달 4조원 넘게 증가하더니 9월 들어 10일까지 1조원 이상 더 늘어났다. 부동산 대출 규제의 풍선 효과에 따른 수요도 크지만 청약자금, 주식 매수 등을 위한 빚투도 적지 않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등의 생계형 자금까지 섞여 있다. 신용대출 가속화에는 비대면 전용 모바일 상품도 한몫했다. 이는 몇 분 만에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완료되기에 일명 ‘컵라면 대출’로도 불린다.

폭증세가 우려스럽다. 신용대출은 담보가 없기에 부동산이나 주식시장 거품이 꺼져 빚을 갚지 못하는 연체 행렬이 이어지면 금융 불안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이 규제에 나서려는 이유다. 하지만 핀셋 규제가 쉽지 않아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확한 용도를 알 수 없는 깜깜이 대출이라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몰라서다. 자칫 생계형 실수요자들을 옥죌 수 있다. 리스크 관리가 시급한데 수술할 부위를 못 찾는 형국이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