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연예·스포츠 > 연예

외모 강박의 끔찍한 결말… 애니 ‘기기괴괴 성형수’ 돌풍

평일 코로나 악재에도 관객 몰이… 12개 해외영화제서 잇단 러브콜

지난 9일 개봉해 깜짝 흥행 중인 호러 애니메이션 영화 ‘기기괴괴 성형수’의 한 장면. 네이버웹툰 인기작 ‘기기괴괴’ 일부 에피소드를 애니메이션화한 영화는 앞서 해외 12개 영화제에 초청됐다. 에스에스애니먼트 제공

애니메이션 영화 ‘기기괴괴 성형수’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춤한 극장가에서 깜짝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평일 영화관 관객이 5만명 안팎인 상황에서 영화는 지난 9일 개봉해 6일 동안 약 5만명을 끌어모았다. 해외 관심도 불이 붙었다. ‘기기괴괴 성형수’를 총괄·기획한 전병진 에스에스애니먼트 PD는 15일 본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안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등 12개 해외영화제에서 초청받은 데 이어 유럽과 북미 쪽에서 계속 요청이 오고 있다”며 “중화권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데, 대만에는 일반 국내 영화의 4배 이상의 가격을 받고 팔렸다”고 전했다.

‘기기괴괴 성형수’는 2013년 등장해 네이버웹툰 목요일 1위를 달렸던 오성대 작가의 ‘기기괴괴’ 중 성형수(水) 에피소드를 애니메이션화한 작품이다. 바르면 미인이 되는 성형수를 알게 된 여주인공이 외모 강박으로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담았다. 애니메이션으로는 중형급인 순제작비 20억원을 들인 작품으로 17일 싱가포르, 18일 대만에 이어 호주·뉴질랜드에서 연이어 개봉한다.

최근 웹툰 원작 드라마·영화들이 팬들을 만났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재창작된 사례는 드물었다. ‘기기괴괴 성형수’는 청소년과 성인을 아우르는 호러물이어서 국내외의 관심이 높다. 특히 이 작품의 등장은 근래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K웹툰의 발전과도 무관하지 않다.

전 PD는 “1980~90년대 일본 만화는 ‘공각기동대’처럼 철학적 깊이와 휴머니즘을 함께 담아낸 작품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자극적이고 자기복제적인 작품들이 많다”면서 “반면 국내는 뛰어난 창작자들이 웹툰 플랫폼을 통해 부지기수로 발굴되고 있으며 스토리도 다양하다”고 분석했다.

‘기기괴괴 성형수’의 시작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연예·영화계에서 ‘차이나 드림’이 한창이던 시절 전 PD는 ‘기기괴괴 성형수’ 감독이기도 한 조경훈 스튜디오애니멀 대표와 중국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로 한다. 중국 시장 분석에 맞춰 현지 인기 장르인 ‘로맨틱 코미디’와 ‘공포·괴담’ 중 후자를 택한 전 PD는 ‘기기괴괴’를 점 찍었다. 실제로 시나리오 기획·개발을 막 시작한 직후인 2015년 중화권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성형수’ 에피소드가 화제를 모으면서 중국계 콘텐츠 회사 30여곳이 네이버웹툰에 판권 문의를 했을 정도다.

그러나 2016년 중국의 한한령 이후 영화는 현지 투자배급사 2곳과 계약을 파기하는 등 위기를 겪었다. 이후 대만 동남아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해 새로 선보이게 됐다. 당초 콘텐츠 검열 등 엄격한 중국 상황을 고려해 원작보다 그로테스크한 수위를 낮췄던 터라 이번에 국내에서 15세 관람가로 개봉하는 운도 따랐다.

제작진은 ‘기기괴괴 성형수’가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 시장 재편의 촉매가 되길 바라고 있다. 최근 ‘신의 탑’ ‘노블레스’가 해외 제작사들과 합작으로 애니메이션화되는 등 호황을 맞은 K웹툰의 올해 시장 규모는 1조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업계의 무게추는 ‘뽀로로’ 등 영유아 콘텐츠에 기울어있다. 전 PD는 “370만명을 동원한 일본의 ‘너의 이름은’(2017) 등을 보더라도 국내에서 애니메이션 수요는 분명 있다”면서 “‘기기괴괴 성형수’가 흥행하면 국내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들이 더 풍성해질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