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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책 비판했다고 문책하라니… 이재명 인식이 문제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를 부정적으로 판단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보고서를 두고 “정부 정책을 훼손하는, 정치적 주장에 가까운 얼빠진 연구결과”라며 엄중한 문책을 요구했다. 본인이 적극 추진하는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연구보고서를 극렬히 비난한 것이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지적하고 반박하면 된다. 하지만 보고서 작성 경위에 대한 조사와 문책까지 운운하는 것은 과도하고 부적절한 대응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0~2018년 전국사업체 전수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역화폐 발행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화폐를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관광지 등 특정 지역과 시점에 한해 발행하는 방안을 제언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상품권 형태로 찍어내는 지역화폐 발행액은 2016년 1168억원에서 올해 9조원으로 급증했다. 지역화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보호가 목적이며, 할인(10%) 혜택과 부대비용 등 발행에 들어가는 재원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분담한다. 지역화폐가 지역 소비 활성화와 고용에 큰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는 반면, 전 국가적 차원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반론도 엄연히 있다. 소비지출을 특정 지역에 가두는 지역화폐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보다는 정부의 재정 부담만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화폐는 그 효과와 부작용 등을 더욱 엄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지역화폐는 최고의 국민 체감 경제정책”이라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중요 정책에 대해 이재명의 정책이라는 이유로 근거 없이 비방하는 것이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온당한 태도인지 묻는다”고 했다. 보고서는 결론의 근거를 제시했고, 이재명의 정책이라는 이유로 비방하는 부분은 없었다. 그리고 정부 정책을 무조건 옹호하기보다 정책의 효과를 면밀하게 검증하는 것이 국책연구기관의 온당한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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