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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준사기 혐의 기소가 위안부 운동 탄압인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자신을 준사기 등 8가지 혐의로 기소한 검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앞장세워 무죄를 주장하는가 하면, 검찰 기소를 위안부 관련 인권 활동 전체에 대한 탄압으로 몰아가 설득력이 떨어진다. 윤 의원은 지난 14일 밤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와 관련된 영상들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검찰은 윤 의원이 2017년 길 할머니의 중증 치매 장애를 이용해 할머니가 받은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 가운데 7920만원을 기부·증여토록 했다며 준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윤 의원은 “평화인권운동가로서 할머니의 당당하고 멋진 삶이 검찰에 의해 ‘치매’로 부정당했다”고 영상을 올린 배경을 밝혔다. 할머니의 건강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준사기 혐의를 부인한 셈이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검사가 직접 할머니를 면담하고 의료진에 자문해 당시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심신미약’ 상태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길 할머니는 2014년 7월 이후 2년마다 받은 치매 선별 검사에서 ‘확정적 치매’와 중증도 치매 판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길 할머니 기부의 자발성 여부 등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하지만 마치 할머니를 편드는 것처럼 하면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건 떳떳한 방식이 아니다. 준사기죄 기소가 길 할머니나 위안부 관련 시민단체들의 활동 모두를 부정하는 것처럼 치부하는 건 억지다. 기부나 증여 때 심신 미약자의 경우 자녀나 후견인의 동의 등을 거치는 게 당연하다. 이런 부분에서 미흡했다면 수용하고 반성하는 게 먼저일 것이다. 민주당은 16일 윤 의원의 당직과 당원권을 정지했다. 윤 의원은 공허한 논리로 무죄를 주장하기보다 스스로가 여성인권운동에 장애가 되고 있지나 않은지,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활동할 자격이 있는지 등을 겸허하게 되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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