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14%’ 틀렸다… 서울 주요 아파트값 50~80% 급등

법원 등기 데이터 활용 거래 분석… 3년간 실거래 지수 45.5% 상승


현 정부 들어 최근 3년간 서울의 아파트 값이 평균 46% 가까이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은 50~80%까지 치솟았다. 정부 차원의 발표 수치(14% 상승)와 괴리가 크다. 생애 첫 보금자리로 수도권을 택한 비율은 늘었지만, 무주택자들의 수도권 ‘내 집 마련’은 더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16일 발표한 ‘법원 등기 데이터를 활용한 국내 부동산 거래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서울 지역 아파트의 실거래가지수는 45.5%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이 통계 기준으로 삼는 ‘국가 공인 통계’를 바탕으로 한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 지역의 실거래 평균가격(39.1%)과 실거래 중위가격(38.7%) 역시 급등했다. 서울 지역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오피스텔 등)의 ㎡당 거래 가격도 약 28%나 뛰었다.


이 같은 통계치는 지난 7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밝힌 수치와 차이가 크다. 김 장관은 당시 “한국감정원 자료로 서울 아파트는 14%, 주택은 11.3%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국토교통부는 한국감정원 통계 중 가장 낮게 상승한 매매가격지수를 인용했다”면서 “매매가격지수는 표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로서 실제 시장가격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국토부는 ‘실거래가격지수’와 ‘실거래 평균가격’ ‘실거래 중위가격’ ‘매매가격지수’ 등 다양한 집값 통계치 가운데 정부 측에 유리한 수치만 대외적으로 활용했다는 의미다.

서울지역의 구별 주요 아파트 값의 경우 50~80%까지 급등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기준으로 네이버 검색량이 가장 많은 아파트를 ‘대표 단지’로 선정해 분석한 결과다. 25개구 가운데 21개구의 ‘대표단지’는 3년간 50% 이상 치솟았다. 가격 상승률이 80%가 넘는 구도 3곳(강동·광진·마포)이나 포함됐다. 보고서는 집값 통계와 관련, “모집단에 대한 표본의 대표성 확보는 물론 조사 단계에서 시장 현실을 반영한 시세 데이터가 정확하게 수집되고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의 집값 급등세는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의 꿈도 멀어지게 만들었다.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거래 가운데 무주택자의 매수 비율은 2013년 41%에서 올해 상반기 31%로 10% 포인트 떨어졌다. 보고서는 “기존 주택 보유자는 ‘갈아타기’나 추가 매수를 통해 주택 추가 구매를 한 반면 무주택자는 주택 매수를 보류하거나 포기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30대를 중심으로 ‘영끌’을 통한 부동산 ‘패닉 바잉’ 현상도 두드러졌다. 서울의 집합건물 매수인 가운데 30대 비율은 2017년 24%에서 올해 28%로 늘었다. 서울의 30대 인구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와 대조적이다. 김기태 연구원은 “청약 당첨을 통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자 대출을 받아서라도 매수를 하겠다는 현상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는 신탁과 증여가 급증했다. 각종 부동산 규제를 회피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지난 7·10 대책 이후 서울 집합건물의 증여는 6456건이었다. 2013년 9월(330건)의 약 20배 수준이다. 2017년 ‘8·2 대책’ 직후 서울의 집합건물 신탁은 6589건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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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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