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은 어디서 아내를 만났을까… 창세기 궁금증 밝힌다

창세기 격론/칼 헨리 외 지음/김태범 옮김/IVP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 범위는 성경 해석과 지질·생물학적 관점에 따라 의견이 갈린다. 사진은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한 그림. 게티이미지

타임머신을 타고 창세기 저자를 만날 수 있다면 이런 질문이 쏟아질 것이다. ‘세상은 6일, 144시간동안 창조됐을까’ ‘아담과 하와가 최초의 인간이라면, 아들 가인은 어디서 아내를 얻은 걸까’…. 현대인만 창세기에 의구심을 품은 건 아니다. 사도 바울과 동시대를 산 알렉산드리아의 유대 철학자 필론도 창세기에 관한 질문 200여개가 담긴 책 ‘창세기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펴냈다.

책은 철학자 지질학자 인류학자 등 22명의 기독 학자가 창세기를 읽으며 품을 법한 11가지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책을 엮은 로널드 영블러드 미국 베델신학교 구약학 교수는 의도적으로 한 질문에 견해가 정반대인 두 명의 전문가 답변을 달았다. “각 질문을 둘러싼 우호적 논쟁이 촉진되길” 바라는 목적이다.


창세기 1장은 하나님이 엿새 내에 세상을 창조했다고 기록한다. 태초의 하루는 우리가 인식하는 하루와 같을까. 클라이드 맥콘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인류·언어학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시간 역시 창조자의 피조물이므로 그 틀에 하나님을 가두고 창조를 설명하려는 태도는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테렌스 프레타임 루터교신학교 구약학 교수는 창조의 날을 일반적 의미로 해석해야 하는 이유를 열거하며 한 가지를 전제한다. 창세기는 “하나님이 저자와 동행하며 그 시대 지식에 맞게 말씀했다는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인은 동생 아벨을 살해하고 유랑하는 존재가 된다. 가인은 여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자신을 해치지 않도록 하나님에게 증표를 요구한다. 부모를 떠나 정착한 곳에선 아내를 만나 가정을 이룬다. 아담과 하와의 유일한 후손인 그가 살해 위협에 떨고 타지에서 아내를 만나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고고학에 따르면 1만년 전 고대 근동 지역엔 땅을 경작하고 가축을 키우는 기술이 널리 퍼져 있었다. 이즈음은 신석기 시대로 세계 인구는 500만명쯤으로 추산된다. 웨이드 시포드 디킨슨대 인류·사회학 교수는 “초기 현대 인류가 땅에 정착한 게 4만년 전”이라며 “아담과 하와 이전에 사람들은 있었다”고 말한다.

조지 쿠펠트 앤더슨대 신학대학원 구약학 교수는 “아담은 집합명사로 해석되는 게 맞다”고 반박한다. 쿠펠트 교수는 “가인은 자매들 중 하나와 결혼했을 것이다. 근친혼은 당대에 일반적이었지만 히브리인은 이를 혐오스럽게 여겨 성경에 기록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가인이 우려한 주변의 살의는 죄책감의 표현”이라고 본다.

책은 이 밖에 ‘므두셀라는 969살까지 살았을까’ ‘창조 과정에는 진화가 포함됐을까’ 등 논쟁적 질문을 다룬다. 원서가 나온지 30년이 지난 뒤 국내에 소개된 책이지만 오늘날 한국교회에 전하는 교훈은 있다. 해설을 쓴 송인규 한국교회탐구센터 소장의 말이다.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창세기, 더 나가 성경 전반에 관한 다양한 관점에 눈뜰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길 기원한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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