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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권마다 서민 금융지원 요란했지만 효과는 ‘글쎄’


전국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한국 경제는 올해 1분기 -1.4%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 저성장 기조에 영세 상인들은 생계 사각지대에 서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완화되긴 했지만 이전만큼 활기를 찾아보긴 힘들다. 정부도 갖가지 지원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서민의 삶은 실질적으로 나아진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광화문에서 14년이 넘도록 떡볶이 장사를 하고 있는 A씨는 본지에 최근 업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장사가 잘 될 땐 대기 손님이 있고 2~3일 전부터 배달이 잡히기도 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발길이 끊겼다. 주52시간 근무제 영향이 컸다. 부득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찾는 이는 더 뜸해졌다. 정부 지원에 기대보려 해도 쌓이는 건 ‘빚’뿐이었다.

A씨는 “코로나19가 돌기 전부터 장사가 안 됐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하고 주52시간 시행하면서 우동 가게, 아이스크림 가게 다 닫았다. 우리는 그나마 낫지만 종업원이 있는 가게는 정말 장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지원에 관해 “정부에서 30만원, 50만원 주는 거 다 나라 빚”이라며 “그런 건 안 줘도 되니까 장사라도 잘 되게 해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

“박근혜 정부는 친재벌”

서민을 위한 금융지원 정책은 과거부터 이어져 왔다. 이명박(MB)정부는 ‘친 서민정책’ 일환으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활성화에 주력했다. 소상공인정책자금은 집권 2년차이던 2009년 1조1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약 4배 증가했다. 저신용 무등록상인 등 소상공인 보증지원도 2008년 8조6000억원에서 이듬해 11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MB정부는 또 노후시설 현대화와 카드수수료 인하, 골목슈퍼 스마트 숍 육성 등 전통시장 상권 살리기도 앞장섰다. 영세소상공인 경영여건을 위해 자영업자 고용보험 실업급여 가입을 허용했다.

박근혜 정부로 와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퍼졌다. 박근혜 정부는 메르스 피해지역 소상공인에 한해 특례보증을 실시했다. 그러다 전통시장과 관광지역 소상공인으로도 보증대상을 확대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는 민생현안을 다루는 데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당시 ‘반 서민 친 재벌’ 정책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B씨는 “이전 정권 때도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은 있었지만 특별히 혜택을 받은 게 없다. 보수성향이고 재벌 위주 정책이어서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소상공인·자영업 불신 여전

진보 성향인 문재인 정부도 2017년 출범 이후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다수 발표했다. 성과로는 상가임대차 제도개선이 있다. 상가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9%에서 5%로 인하했다.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카드 수수료를 낮췄고 소상공인 온라인 진출도 도왔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로는 상시근로자 10인 미만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연매출이 1억원 이하인 사업자에 한해서는 특례보증과 긴급소액자금을 전액 보증해주고 있다. 코로나 대출 만기는 연장하고 이자 상환도 유예했다. 최근에는 코로나 재 확산 조짐이 일자 기존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개편했다. 기존 수혜자도 중복해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한도를 2배(1000만원→2000만원)로 늘렸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책에 관한 불신은 남아있다. 유건규 전국상인연합회 총장은 “전통시장은 구조상 온라인 시설이 전무한데 코로나가 소비자 발을 묶고 있어서 타격이 크다”며 “현재로서는 어떤 정책이나 방안이 나와도 이득이 될 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차 재난지원금도 선별해서 나간다는데 대상자들이 불평 없이 받아갈 수 있는 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정인대 중소상공인단체중앙회 회장도 “코로나 사태는 어느 정권이라도 막을 수 없다. 소상공인이라면 누구나 힘들기 때문에 어떻게든 빨리 극복해가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태가 장기화될 걸 대비해서 임대료 인하 등 정부가 더 많이 도와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송금종 쿠키뉴스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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