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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 비대면 시대의 비극… 돌봄 사각지대 없어야

평소라면 학교에서 급식을 기다릴 시간이었다. 코로나19 원격수업으로 집에 있던 초등학생 형제는 엄마가 일하러 나간 사이 라면을 끓이다 불이 나 심한 화상을 입고 의식불명 상태다. 지난 14일 인천시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다 발생한 형제의 참변은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시대의 비극이다. 엄마는 저소득층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자활근로로 생계를 꾸렸다. 한부모가정이라 10살, 8살 형제 둘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번 일을 막을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다. 유난히 키가 작고 비쩍 마른 아이들은 한겨울에 설거지하는 데 손이 너무 시리다고 고무장갑을 사러 가기도 했다. 밤에 무섭다고 큰소리로 우는 경우도 있었다. 주민들은 우울증이 있는 엄마가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고 세 차례나 신고했다. 지난 5월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인천가정법원에 분리·보호 명령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분리·보호 대신 상담 처분을 내렸다. 상담은 코로나 확산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에 분리 처분이 이뤄졌더라면, 혹은 학교라도 제대로 갈 수 있었다면 이런 참변이 일어나진 않았을 것이라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번 사건은 코로나로 어쩔 수 없이 맞닥뜨린 언택트 시대, 그 피해가 고스란히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정폭력에 노출되거나 돌봄에서 방치된 아이들이 그나마 의지할 수 있는 학교마저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계부의 학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맨발로 집에서 탈출한 경남 창녕 여아 사건에서 보듯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로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찾아내기가 더 어려워졌다. 형제가 다니는 학교에선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엄마가 직접 돌보겠다고 신청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 아이들은 가정 폭력에 시달리거나 제대로 끼니를 챙길 수 없는 상황에 방치될 수 있다.

그동안 정부의 코로나 돌봄 대책은 부모가 아이를 돌본다는 전제 아래 돌봄휴가 연장이나 가족돌봄비용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춰 왔다. 또는 돌봄교실 방역 문제에 신경을 써왔다. 그러나 한부모가정처럼 집에 홀로 남겨진 아이들에 대해선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뚜렷한 지원책이 없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금이라도 학교와 긴밀히 유대해 어른 없이 집에 남겨진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코로나도 서러운데 돌봄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이는 아이들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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